유일한 분단국가인 우리나라 국민도 이 전쟁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며 많은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평화'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상기해 보게 된다.
접경지역인 연천에서는 아침이면 들려오는 군 사격장 포성으로 전쟁에 대한 위험성을 직접 피부로 느끼며 체감할 수 있다. 많은 이들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전쟁을 일으키지 않고,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선 국가 간 갈등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북한과 남한 사이에서 평화와 갈등의 완충지 역할을 하는 연천, 그 중심엔 군남댐과 한탄강댐이 자리하고 있다. 대한민국 최북단에 위치한 군남댐과 한탄강댐은 홍수조절용 댐으로 북한과의 공유하천인 임진강의 치수를 담당하고 있다. 다른 댐들과는 다르게 이 두 댐은 유난히 유량 예측이 어려운 임진강과 제1지류인 한탄강을 담당하며 전략적인 수문운영으로 댐 하류 지역의 수해를 최소화하는 것을 주된 목표로 건설되었다.
임진강의 유량 예측이 어려운 이유에는 정보수집의 제한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임진강은 북한의 함경남도 마식령산맥에서 발원하여 그 유역면적의 63%가 북한에 위치하고 있다. 특히 군남댐은 남방한계선으로부터 임진강 길이로 불과 약 11㎞ 떨어진 곳에 건설되어 있고, 댐 유역면적의 97%가 북한지역에 속해 있어 북측 기후에 따라 남한에 흐르는 임진강의 유량은 큰 영향을 받게 된다. 게다가 북한에서 댐 방류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유해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정보 접근성이 좋은 환경도 아니기에 많은 정보가 제한되어 일반적인 홍수예측 및 대응이 매우 곤란한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군남댐과 한탄강댐은 적극적이고 효율적인 댐 연계 운영을 통해 가지고 있는 정보와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댐 하류 지역의 안전을 담당하는 수문장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해내고 있다.
위 두 개의 댐을 운영·관리하는 K-water 연천포천권지사는 임진강 유역에 내리는 갑작스러운 호우와 북측의 무단방류와 같은 비상 상황에 대비하는 것은 물론 ESG 경영시대에 발맞추어 생태환경과 지역 상생에도 관심을 갖고 다양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두 댐 상류의 주기적인 수질조사·홍수터 오염원 감시와 더불어 저서생태계 보호를 위해 지역 어촌계와 협업하여 치어를 방류하고, 철새 도래 시기가 다가오면 천연기념물 두루미를 보전하기 위해 대체서식지 관리와 모니터링하는 것 등이 그 활동의 좋은 예이다. 2007년부터 현재까지 매해 약 6개월간 개체 수를 직접 관찰·기록하고 철새 먹이주기 활동도 2008년부터 지속하여 실시해 오고 있다. 덕분에 10월 즈음이 되면 군남댐 홍수터 일원에서는 철새무리가 날아오는 진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철새가 남북을 자유로이 드나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하는 군남댐과 한탄강댐은 접경지역 주민들에게 있어 연천을 전쟁의 위험이 도사리는 장소가 아닌, 수해 걱정을 덜고 진귀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친환경적이고 평화로운 장소로 각인되게끔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평화는 단순히 '전쟁 혹은 분쟁이 없음'만을 뜻하는 단어가 아니다. 평화는 개인이 느끼는 걱정과 불안감이 줄어들 때 비로소 찾아오는 평온한 상태를 뜻하기도 한다. 최전방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K-water 연천포천권지사의 노력이 국민의 평화를 지속시키는 데 이바지 되기를 바란다.
/황태식 K-water 연천포천권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