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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식 K-water 연천포천권지사장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연일 화제다.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의 학교와 병원 등에 무차별 공격을 감행하여 다수의 민간인 살상을 초래한 러시아의 반인륜적인 행위로 세계 각국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개인의 기부활동과 물품 지원을 넘어 많은 국가에서도 러시아에 경제적 압박을 가하는 등 우크라이나를 향한 도움의 손길이 연달아 이어지고 있다.

유일한 분단국가인 우리나라 국민도 이 전쟁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며 많은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평화'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상기해 보게 된다.

접경지역인 연천에서는 아침이면 들려오는 군 사격장 포성으로 전쟁에 대한 위험성을 직접 피부로 느끼며 체감할 수 있다. 많은 이들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전쟁을 일으키지 않고,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선 국가 간 갈등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북한과 남한 사이에서 평화와 갈등의 완충지 역할을 하는 연천, 그 중심엔 군남댐과 한탄강댐이 자리하고 있다. 대한민국 최북단에 위치한 군남댐과 한탄강댐은 홍수조절용 댐으로 북한과의 공유하천인 임진강의 치수를 담당하고 있다. 다른 댐들과는 다르게 이 두 댐은 유난히 유량 예측이 어려운 임진강과 제1지류인 한탄강을 담당하며 전략적인 수문운영으로 댐 하류 지역의 수해를 최소화하는 것을 주된 목표로 건설되었다.

임진강의 유량 예측이 어려운 이유에는 정보수집의 제한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임진강은 북한의 함경남도 마식령산맥에서 발원하여 그 유역면적의 63%가 북한에 위치하고 있다. 특히 군남댐은 남방한계선으로부터 임진강 길이로 불과 약 11㎞ 떨어진 곳에 건설되어 있고, 댐 유역면적의 97%가 북한지역에 속해 있어 북측 기후에 따라 남한에 흐르는 임진강의 유량은 큰 영향을 받게 된다. 게다가 북한에서 댐 방류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유해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정보 접근성이 좋은 환경도 아니기에 많은 정보가 제한되어 일반적인 홍수예측 및 대응이 매우 곤란한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군남댐과 한탄강댐은 적극적이고 효율적인 댐 연계 운영을 통해 가지고 있는 정보와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댐 하류 지역의 안전을 담당하는 수문장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해내고 있다.

위 두 개의 댐을 운영·관리하는 K-water 연천포천권지사는 임진강 유역에 내리는 갑작스러운 호우와 북측의 무단방류와 같은 비상 상황에 대비하는 것은 물론 ESG 경영시대에 발맞추어 생태환경과 지역 상생에도 관심을 갖고 다양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두 댐 상류의 주기적인 수질조사·홍수터 오염원 감시와 더불어 저서생태계 보호를 위해 지역 어촌계와 협업하여 치어를 방류하고, 철새 도래 시기가 다가오면 천연기념물 두루미를 보전하기 위해 대체서식지 관리와 모니터링하는 것 등이 그 활동의 좋은 예이다. 2007년부터 현재까지 매해 약 6개월간 개체 수를 직접 관찰·기록하고 철새 먹이주기 활동도 2008년부터 지속하여 실시해 오고 있다. 덕분에 10월 즈음이 되면 군남댐 홍수터 일원에서는 철새무리가 날아오는 진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철새가 남북을 자유로이 드나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하는 군남댐과 한탄강댐은 접경지역 주민들에게 있어 연천을 전쟁의 위험이 도사리는 장소가 아닌, 수해 걱정을 덜고 진귀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친환경적이고 평화로운 장소로 각인되게끔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평화는 단순히 '전쟁 혹은 분쟁이 없음'만을 뜻하는 단어가 아니다. 평화는 개인이 느끼는 걱정과 불안감이 줄어들 때 비로소 찾아오는 평온한 상태를 뜻하기도 한다. 최전방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K-water 연천포천권지사의 노력이 국민의 평화를 지속시키는 데 이바지 되기를 바란다.

/황태식 K-water 연천포천권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