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화장품 공동 브랜드 '어울(Oull)'이 존폐 기로에 섰다. 코로나19 이후 사실상 판매 실적이 '제로'인 상황에서 오는 4월 운영사 계약 만료를 앞두고 인천시와 인천테크노파크(인천TP)가 해법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6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화장품 공동 브랜드 '어울'의 운영사 계약 기간은 오는 4월까지다. 현재 어울은 지난 2019년부터 컨소시엄 법인인 'ICA 합자회사(이하 ICA)'가 운영하고 있다.
계약 종료까지 두 달도 채 안 남았지만 시와 인천TP는 이후의 운영방식에 관해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어울 부진을 타개할 명확한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 표 참조
부진 타개 대책 없어 계획 '미정'
한때 매출 50억 불구 사드 등 악재
어울은 출시 첫해인 2014년 7억2천만원의 매출을 기록한 이후 2015년 26억원, 2016년과 2017년에는 각각 50억원을 돌파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태를 겪은 2018년부터는 매출액이 22억5천만원으로 급감했다.
2019년 ICA 합자회사 형태로 운영방식을 바꾸는 과정에서 참여 업체의 이탈 등 시행착오를 겪었는데, 이는 어울의 '마케팅 공백'을 불러왔다. 신제품 출시가 없었던 2019년에는 이전 운영사의 재고품을 판매하는 데 그쳤고, 코로나19가 겹친 2020년에는 화장품이 아닌 손 소독제로 매출 1억원을 기록했다.
수년간 부진이 이어지며 지역 화장품 업계는 어울이 부진을 극복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ICA의 한 관계자는 "화장품 시장에서는 런칭한 브랜드가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할 경우 빠르게 포기하고 새로운 브랜드를 런칭하는 게 일반적인 마케팅 기법"이라며 "앞으로 어울을 어떻게 운영할지에 따라 어울의 운명이 판가름날 것"이라고 말했다.
협동조합·민간 매각 등 방안 논의
이달 중 구체적 방식 판가름키로
인천시와 인천TP는 이달 중 구체적인 어울 운영 방식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앞두고 인천시는 지난해 말 어울 브랜드의 운영 방식을 찾기 위한 용역을 진행하기도 했다.
용역에선 어울 런칭 초기에 시행했던 단일기업 운영위탁 방식과 지금의 컨소시엄(협동조합) 형태의 운영방식, 브랜드 민간 매각 방안 등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시 관계자는 "이전에 운영사 변경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었던 경험이 있어 섣불리 운영방식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용역에서 제시된 결과를 바탕으로 인천TP와 여러 방안을 두고 논의하고 있다. 계약이 종료되기 전에는 결정을 내려 운영에 차질이 없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