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에 소재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맞아 주의사항은 전혀 안내하지 않은 채 투표인증 사진을 요구하는 이벤트를 예고해 선거법 위반을 부추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8일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하 진흥원)에 따르면 진흥원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9일부터 오는 13일까지 대통령 선거 응원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참여 방법은 투표(사전투표 포함) 참여 후 투표인증 사진을 부천 한국만화박물관 방문 시 보여주면 된다. 참여자는 13종류 체험교구를 최대 50% 할인된 금액으로 구매할 수 있다.
또 한국만화박물관 내에 위치한 카페테리아 매장 이용 시 쿠키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이번 이벤트는 대통령 선거 참여를 응원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진흥원 측 관계자는 설명했다.
만화영상진흥원 오늘부터 이벤트
선거법상 투표지 촬영행위 금지
주의사항 전혀 안내하지 않아 논란
공직선거법상 투표소 내에서 투표인증 사진을 촬영하면 불법으로 투표지 등의 촬영행위가 금지돼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내려진다. 그러나 진흥원 측은 이 같은 주의사항에 대해 전혀 안내하지 않은 채 이벤트 진행을 예고해 말썽을 빚고 있다.
진흥원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이벤트 홍보를 진행하면서 '투표소 방문해 투표 참여 인증사진을 찍는다'는 내용만 안내할 뿐 관련법 위반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부천시민 A씨는 "이번 선거는 만 18세부터 할 수 있다. 선거법을 잘 모르는 경우 투표지를 촬영하는 등 법을 위반할 소지가 큰데 이렇다 할 주의사항조차 안내하지 않은 채 투표인증 사진을 요구하는 이벤트를 한다는 게 기가 막힌다"며 "가뜩이나 요즘 사전투표와 관련한 문제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데 이번 이벤트는 투표 참여를 응원하는 게 아니라 불법을 유도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진흥원 관계자는 "투표인증 사진 이벤트가 불법을 유도하려는 건 아니다"라며 "투표소 앞에서 사진을 찍어오면 인정하는 것이지 투표용지를 찍어 인증하는 건 아니다. 확인 후 관련 내용을 안내하는 등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부천/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