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선 선거운동이 막을 내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대선을 하루 앞둔 8일까지도 서로 자기의 '우위'를 주장하며 기 싸움을 벌였다.
李, 위기 극복 '인물론' 내세워 수도권 10곳 바쁘게 다녀
"주 4.5일제 향해 가자" 코로나 신용 대사면 등 약속도
이 후보는 수도권에서 '인물론'을, 윤 후보는 제주에서 출발, 경부선을 타고 '심판론'을 내세우며 마지막 젖먹던 힘까지 다 소진하는 모습이었다.
공교롭게도 1시간30분 간격으로 이 후보는 청계천, 윤 후보는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각각 피날레 유세를 하고 마지막까지 세 싸움을 벌이며 지지층 결집과 부동표심을 향해 강한 지지를 부탁했다.
이 후보는 이날 코로나위기, 기후위기, 경제위기 등 당면한 위기를 극복할 '인물론'을 내세우며 서울, 경기, 인천 등 최대 승부처가 될 수도권 10곳을 바쁘게 다녔다.
유세 시작 전 기자들을 만나 "역사를 후퇴시키려는 세력에 맞서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책무가 우리에게 있다"며 "국민승리의 새 역사를 써 달라"고 호소했다. 여의도 우체국 앞으로 이동해 주식시장을 투명화·선진화·활성화하겠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시대가 아닌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를 열겠다"고 힘줘 말했다.
청중들이 '직장인'이라는 점에 착안, "칼퇴근하며 살아보자"며 "4.5일제를 향해 가보자"고 하거나 "포괄임금제 해서 남의 노동력 공짜로 뺏어가는 거 하지 말자. 최소화하자"고 제시했다. 전날 고령의 유튜버에게 피습당한 송영길 당 대표가 머리를 붕대로 감은 채 합류해 '붕대 투혼'을 보였다.
고양 일산전통시장으로 간 이 후보는 코로나로 지친 민생경제를 살리겠다며 스마트 방역 전환, 영업제한 해제, 완전한 손실보상과 신용대사면 등을 약속했고, 다시 파주 경의선 야당역으로 이동해 "발로 지긋이 밟고 있다 치더라도 손은 부드럽게 쓰고 표정은 밝게 하는 것이 바로 외교 국방 아니겠냐"며 평화외교를 주장했다.
인천 청라에서도 "한반도 평화와 경제를 살리는 후보에 투표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 후보는 격전지인 수도권 유세에 치중한 가운데 파주 임진각에서 코로나 시대에 맞게 드라이브인 유세를 펼쳤는데 전기차를 활용한 유세차 제작이나 휠체어 리프팅 시스템을 장착한 것 등은 민주당 구호인 '모두를 위한 유세'와 잘 어우러졌다는 평이다.
尹 "국민 부여한 권한 남용하면 철저 엄벌" 심판론 펼쳐
홍준표·유승민·안철수 등과 합동 유세서 '원팀' 과시도
'1등으로 결승 테이프 끊고 나라 바꿀 기회 달라'고 호소하고 나선 윤 후보는 제주의 봄을 전국으로 확산하듯, 서울로 상경하는 유세 일정을 잡고 자정까지 거리 인사를 하며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첫 유세로 잡은 제주의 봄기운을 전국에 확산시키겠다는 의지로 재킷을 벗은 채 "정치 문법, 셈법도 모르는 제가 여러 달의 마라톤 여정을 마치고 이제 결승점을 앞둔 스타디움으로 뛰어들어왔다"며 "제가 1번으로 결승 테이프를 끊고 국민만 보고 가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위정자와 공직자를 '머슴', 국민을 '주인'에 비유한 뒤 "'머슴'이라는 것이 자기 이익이 아니라 주인을 위해서만 자나 깨나 생각해야 하고, 주인에게 정직하고 부정을 저지르면 안 된다"면서 "공직자들이 국민에게 부여받은 권한을 남용해 돈벌이하고 업자와 유착하면 철저하게 엄벌하는 것이 주인에 대한 도리"라며 정권심판론에 불을 지폈다.
윤 후보는 본투표를 하루 앞둔 이날 제주에서 부산, 대구, 대전, 서울에 이르기까지 '경부선 상행' 유세를 통해 정권교체를 위한 압도적 지지를 호소했다.
사상 최대 인파(자체 추산)가 모였다는 대구 서문시장과 대전 유세에서 윤 후보는 "부정하고 부패하고 국민에게 불충한 이런 정권을 교체해 정말 멋진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경제 번영의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라며 "반드시 투표해 달라. 투표해야 바뀐다"고 말했다.
이후 서울로 상경한 윤 후보는 자당 소속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장악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함께 '원팀 유세'를 갖고 밤 늦은 시간까지 건대 입구와 강남역 거리를 돌며 투표를 독려하는 것으로 선거운동을 마쳤다.
沈, 서울 고려대·한양대·이화여대 돌며 청년 표심 구애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서울에 소재한 고려대와 한양대, 이화여대 등 주요 대학가를 돌며 '2030 청년층'의 표심을 구애했다.
심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내일의 한 표는 나의 미래를 결정하고, 그 소신이 모여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꾼다는 각오로 투표에 임해달라"고 청년층에 당부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세계 10위지만, 극단적 불평등 사회가 되다 보니 청년들의 기회의 창이 아주 좁은 문이 됐다"며 "이는 35년 불평등 정치가 청년들의 미래를 빼앗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비정규직 노동자, 집 없는 세입자, 미래를 빼앗긴 청년, 공격받는 여성, 가난으로 내몰린 어르신 등 비주류 시민들의 목소리가 더 크게 반영되는 것이 진정한 통합정치"라며 "저는 우리 사회 수많은 비주류 시민들과 함께 주류가 되려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정의종·김연태·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