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교육은 혁신교육지구, 마을교육공동체, 교육생태계 확장으로 표현되고 있다. '교육=학교(교실)'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교실과 학교담장을 넘어 지역의 모든 곳이, 그리고 온라인 세상까지 배움터이다. 어디든 학습장소가 되고, 무엇이든 배움의 주제가 되어 미래핵심역량을 기르는 데 집중해야 할 때다. 가평은 아름다운 자연 생태계와 문화 예술적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어 청소년기 감성교육뿐 아니라 미래학교 교육과정 운영에 적합한 토양을 가지고 있다. 이를 토대로 가평교육은 초·중등 통합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미래형 통합학교, 다양한 교육과정으로 모든 학교가 저마다의 빛깔을 가진 특색있는 학교가 되어야 한다.
인구 절벽의 시대를 살면서 가평교육의 가장 큰 고민 역시 학령인구 감소라고 할 수 있다. 학생 수를 적정규모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도시의 학생들이 과밀학급을 벗어나 가평교육생태환경 속에 들어올 수 있도록 유입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인문학과 예술교육활동 등을 통해서 본인의 진로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도록 가평교육이 선도해야 한다.
가평지역은 읍면으로 이루어진 농촌이다. 하지만 서울과 근접해 있고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을 비롯한 다양한 축제와 가평 음악역 1939, 문화창작공간 얼쑤공장, 재즈센터 등 다양한 물적 인프라 그리고 풍부한 예술인 자원을 갖추고 있다. 이를 토대로 가평만의 특색있는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한다면 문화예술 소외지역인 지역 학생들에게도 예술을 누리는 삶을 마련해주고, 문화예술에 대한 꿈을 품은 다른 지역 학생들도 가평에 와서 자아실현을 위해 활동할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 2020년부터 가평 혁신교육지구를 기반으로 예술꽃피움학교, 찾아가는 문화예술공연, 학생문화예술축제인 어울림 한마당 등의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를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영향으로 예술교육 기반 프로젝트 수업을 하는 율길초, 상색초의 학생 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괄목할만하다.
가평에는 소규모 학교 통폐합으로 인한 10개의 폐교 중 2개의 미활용 폐교가 있다. 이중 설악면에 위치한 옛 회곡분교는 종합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새로운 학교 형태로, 도대분교는 다문화 가족 및 학생·교사 힐링캠프장으로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예산확보 및 시설구축을 위해 경기도의회, 경기도교육청 등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가평 예술路 학교'를 운영 준비 중이다. 이 학교는 음악, 공연, 미디어 관련 종합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곳으로, 학생들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내용의 예술교육을 받을 수 있다. 또 학생들이 일정 기간 머물면서 오전에는 수업을 원격으로 수강하고 방과 후에는 원하는 예술활동을 하며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에 몰입하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여기에 분야별 예술가들을 섭외해 프로그램 지도나 멘토링 등을 함께 할 수 있도록 하여 학생들이 더욱 전문적인 예술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제 정년이 3년 남짓 남았다. 교육장 재임 기간뿐 아니라 남은 교육 생애 동안 모든 이에게 배움터가 되고 후진들이 자아실현을 위해 그 안에서 자신이 원하는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 특히 문화예술교육의 메카로서 가평교육이 자리매김하도록 초석을 다지는 것이 소임이라 생각한다.
/하태훈 가평교육지원청 교육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