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통령선거에서 윤석열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여의도 정치권은 '여소야대' 정국으로 재편됐다.
5년 만에 정권탈환에 성공한 국민의힘은 윤 당선자를 중심으로 결속하면서 여소야대 국면을 위한 '협치'를 강조하며 '대야 관계' 설정에 나선 반면, 대선 패배의 충격에 빠진 민주당은 지도부 사퇴로 당분간 '공백기'에 빠져 정국이 혼돈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 당선자와 국민의힘은 10일 '국민통합'을 기치로 내걸고, 거대 야당이 될 민주당에 '협치'를 제시했다.
국회 의석 110 vs 172… 거야 상대
尹 "정치 성숙 기회… 소통 하겠다"
민주, 송영길 대표 등 총사퇴 결의
윤호중 비대위로… 오늘 긴급의총
윤 당선자는 당선인사에서 "민주국가에서 여소야대라는 것은 굉장히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어느 당이 대통령 행정부를 맡게 되면 다른 당이 의회의 주도권을 잡게 되고 하는 것이 크게 이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소야대 상황을 통해 우리나라 민주주의와 정치가 훨씬 성숙돼 갈 수 있는 기회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다 국가와 국민을 생각해 일하러 오신 분들이기 때문에 저는 믿는다"며 "의회와 소통하고 야당과 협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거대야당 민주당을 상대로 반목과 대립의 역사가 아닌, 동반자로서 협력의 역사를 써나가겠다는 국정운영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집권여당이 될 국민의힘이 보유한 국회 의석수는 현재 110석이다. 대선 막판 합의대로 국민의당(3석)과 '합당'이 이뤄지더라도 172석을 보유한 민주당을 상대로 국정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협치가 불가피하다.
반면 민주당은 중앙선거대책본부 해단식을 눈물로 적신 뒤,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송영길 대표와 최고위원 등 지도부 총사퇴를 결정했다. 격랑에 빠진 민주당은 윤호중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수습에 나선다.
송 대표는 이날 최고위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평소 책임정치를 강조해왔다"며 "민주당 대표로서 (대선) 패배를 책임지고 당 대표를 사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용민(남양주병)·백혜련(수원을)·김주영(김포갑) 의원 등 최고위원 8명도 함께 자리를 내려놓기로 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윤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세우기로 했다"면서 "윤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를 겸하는 것이 책임이 너무 무거워 원내대표 선거를 앞당겨 오는 25일 안에 하자는 안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11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당내 의원들의 추인을 받은 뒤 중앙위원회의 인준을 받을 예정이다.
한편 당내에서는 한때 비대위 구성을 두고 내홍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지만, 당 지도부가 이를 빠르게 정리하면서 지방선거 체제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연태·권순정기자 ky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