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전용 항공사인 '에어인천'이 설립 10년을 맞는 올해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한때 항공기 1대만 운용할 정도로 경영상황이 악화했으나, 지난해 항공기를 3대로 늘리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도 추가 항공기를 도입하고 중·장거리 노선 진출을 고민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에어인천은 지난해 555억원의 매출을 올려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241억원 대비 130% 증가한 것으로 물동량 증가와 운임상승의 영향을 받았다.
항공기 1대→3대… 내달 1대 추가
물동량 2만6천t 전년比 120%↑
2017년 사드 사태 등 '우여곡절'
에어인천이 지난해 처리한 물동량은 2만6천t으로 전년도 1만2천t대비 120% 성장했다.
에어인천은 올해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내달 추가 항공기를 도입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을 통해 '화물 전문 항공사'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에어인천은 성장세를 이어가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가 발생하면서 한중관계가 악화했다.
이는 항공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당시 중국은 한국을 오가는 전세기 운항을 중단시켰는데, 이 조치가 에어인천에 악영향을 미쳤다.
에어인천은 전세기 방식으로 인천~중국을 오가며 영업을 진행했으나, 사드 사태로 이 길이 막힌 것이다.
경영악화가 이어지면서 2019년 항공기를 잇따라 처분하면서 1대의 항공기만 남게 됐다. 설상가상으로 이 항공기의 엔진에 결함이 발견돼 일정 기간 운항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항공사는 항공기를 운용하지 않고는 수익을 발생하기 어려운 구조다.
경영악화가 이어지면서 국토교통부는 그해 9월 사업개선 명령을 내렸다. 최악의 경우 면허 취소까지도 갈 수 있는 조치였다.
에어인천은 코로나19를 기회로 삼아 반등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에어인천 박용광 대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항공 화물 시장이 호조를 이루지 않았다면 에어인천은 지금까지 유지되기도 어려웠을 것"이라며 "그만큼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운임이 상승하고 물동량이 늘어나 성장세로 전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항공기는 지난 2021년 3대로 늘어났으며, 내달 중으로 1대를 추가로 도입해 올해는 4대의 항공기를 운용하게 된다. 현재 중국 옌타이, 칭다오, 정저우, 베트남 하노이와 사이공, 일본 도쿄, 러시아 사할린·블라디보스토크, 몽골 울란바토르 등에 취항하고 있다.
인도와 방글라데시를 추가로 운항한다는 계획도 있다.
특히 현재는 아시아 권역을 중심으로 항공 화물을 운송하는 데 치중하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미국을 포함한 중·장거리 노선으로 영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중·장거리 운송이 가능한 A330F 기종을 내년에 도입할 예정이다. 향후 5년간 2027년까지 A330F와 B777 기종을 순차적으로 도입해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동안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영업을 진행했으나, 올해부터는 부산 김해공항과 중국을 잇는 신규 노선에 취항한다는 계획이다.
부산과 중국을 잇는 노선에 대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해 오는 5월부터 전세기를 운항할 예정이다.
2027년까지 미국 시장 진출 목표
인천공항 자체 화물터미널 추진도
또 인천공항에서 자체 화물터미널을 운영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인천공항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DHL, 페덱스 등이 자체 터미널을 운영하면서 화물을 처리하고 있다.
에어인천도 인천공항에서 터미널을 가동할 경우 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뿐 아니라 사업 확장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어인천은 올해 하반기 코로나19가 진정세로 접어들 경우 제조업의 성장,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 등이 더욱 활성화해 항공 화물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에어인천은 올해 추가 항공기를 도입해 물동량을 전년 대비 20% 증가한 3만2천t정도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용광 대표는 "항공 화물 운송 시장은 그 자리에서 안주하는 것이 허락되지 않는다"며 "끊임없이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어려움을 겪었으나, 중장기적으로 아시아 지역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 장거리 노선을 운항하는 글로벌 항공사로서 위상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국내에서 처음 화물 항공사로서 새로운 영역에 도전한 것처럼 앞으로도 새로운 사업을 위한 고민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