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용현·학익 도시개발사업구역'을 관통하는 제2경인고속도로 구간의 '지하화'가 필요하다며 한국도로공사에 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기존 교량 형태의 도로를 기술적으로 지하화할 수 있는지, 1천억원 이상의 추가 사업비를 어떻게 분담할지가 관건 또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인천시는 최근 용현·학익 도시개발사업과 관련해 제2경인고속도로 일부 구간 지하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한국도로공사에 요청했다.
인천시가 요청한 지하화 검토 구간은 제2경인고속도로 능해나들목~학익분기점 약 1.2㎞다. 인천시에 따르면 이 구간은 하루 평균 5만7천여대, 연간 약 2천100만대 차량이 이용하고 있다.
市, 용현·학익 개발관련 도공 요청
2025년 1만3천가구 입주 단절 방지
기술적 문제·추가 사업비 등 관건
인천항의 물동량을 전국으로 수송하는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인근에서 용현·학익 도시개발사업이 진행 중인데, 이 사업이 마무리되면 2025년까지 고속도로 주변으로 약 1만3천가구가 입주하게 된다.
이들의 쾌적한 주거 환경 조성과 도시 공간 단절 방지 등을 위해 지하화가 필요하다는 게 인천시 설명이다. → 위치도 참조
그동안 한국도로공사와 도시개발사업 시행자가 검토한 도로 소음·분진 예방 대책은 '방음터널'이다. 지난해 11월 전체 1.2㎞ 구간 중 일부에 대한 설계 용역을 시작한 상태로, 총사업비는 1천200억원으로 추산됐다.
인천시는 방음터널이 도시 공간 단절과 경관 훼손 등의 문제를 해소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지하화를 요구하게 됐다.
인천시 관계자는 "제2경인고속도로는 지난 30여 년간 인천항의 물동량 수송을 위해 큰 역할을 했고 앞으로도 물류 기능을 담당해야 하지만, 이제는 그 형태가 도시 공간에 어울리는 모습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하화 사업비는 약 2천4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인천시는 도시개발사업 시행자와 한국도로공사가 1천200억원씩 5대 5 비율로 사업비를 분담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데, 한국도로공사가 이를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인천시가 지하화를 요구한 능해나들목~학익분기점이 현재 교량 형태로 돼 있어, 기술적으로 지하화가 가능한지도 따져봐야 한다.
한국도로공사는 인천시 요구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한국도로공사 수도권본부 관계자는 "인천시 요구안을 검토해 이번 주 중 회신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그동안 얘기가 없다가 (방음터널) 설계 중에 지하화를 요구해 다소 갑작스러운 측면이 있다"며 "이 구간 도로가 교량으로 돼 있어 지하화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인천시는 한국도로공사 등과의 협의가 원만히 진행되면, 국토교통부 고속도로 건설계획 등에 이를 반영하기 위한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