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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FC 윤민호가 K리그2 첫 홈경기에서 역사적인 첫 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2022.3.12 /김포FC 제공

'우리는 언제쯤 저런 리그를 보유할 수 있을까.'

남의 일처럼 여겨졌던 유럽프로축구 동네팀들의 자발적인 팬덤이 김포에서 실현되고 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경기장을 찾은 모든 이들을 흥분케 하는 열기 속에 김포FC가 성공적인 홈 데뷔전을 치렀다.

고정운 감독이 이끄는 김포FC는 지난 12일 오후 김포솔터축구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서울이랜드FC와의 4라운드 경기에서 2대2로 비겼다. 간판 공격수 윤민호와 손석용이 전후반 각각 축포를 쏘아 올렸으나 막판 아쉬운 추격을 허용했다.
지역 첫 프로스포츠구단 데뷔 유료관중 2천명 운집
원정응원석·장외울타리 바깥서도 관전 뜨거운 열기
득점 순간 관중석 함성 진공처럼 울려...귀속감 UP

김포FC의 첫 홈경기는 유료관중 2천61명이 그라운드 양쪽을 가득 메운 가운데 킥오프했다. 김포지역 최초의 프로스포츠 구단에 대한 시민들의 자부심을 대변하듯 임시주차장과 경기장 앞 도로에는 차량 800여대가 몰렸다. 전광판 아래 원정응원석까지 김포시민들이 들어차고 표를 구하지 못한 수백명은 장외 울타리 너머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이날 경기는 일찍이 김포에서 볼 수 없었던 대형이벤트였다는 데 의미가 있었다. 경기장 안팎 곳곳에 진행요원과 보안요원, 의무요원 등이 배치됐고 90분 내내 쏟아지는 장내 아나운서들의 멘트는 흥미를 극대화했다. 경기는 네이버스포츠를 통해 생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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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2 홈 데뷔전에서 구름관중이 들어찬 김포솔터축구장. 사진 오른쪽 골대 뒤편으로 1천280석이 추가 설치될 예정이다. 2022.3.12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외지에서 이주한 비율이 상당함에도 김포시민들은 한마음으로 김포FC를 응원했다. 김포의 득점 순간에는 함성과 북소리가 경기장 안을 진공처럼 울려댔다. 시민들의 귀속감과 화합을 도모하고자 했던 김포FC의 프로리그 진출 취지가 시각화하는 광경이었다.

경기 내용도 수준급이었다. "빠르다. 잘한다"는 감탄이 관중석에서 끊임없이 나왔다. 기선은 김포FC가 제압했다. 전반 22분 문전 혼전 중 상대 수비수 머리 맞고 떨어진 공을 권민재가 헤더로 연결, 윤민호가 트래핑 후 논스톱 왼발슛으로 득점했다.

2승1무1패 리그 공동2위 등극, 손석영은 득점 선두
다음달 골대 뒤편 1천280석 추가해 총 5천석 완성

 두 번째 골은 후반 10분에 터졌다. 골키퍼와 단독 찬스를 만들어낸 윤민호가 집중수비에 막히자 손석용이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에서 공을 가로채 왼발로 낮게 깔아 차 골망을 갈랐다. 3호골을 터뜨린 손석용은 부천FC1995 한지호, 경남FC 에르난데스, FC안양 조나탄과 함께 리그 득점 공동선두에 올랐다.


이후에도 서울이랜드를 거세게 몰아붙이며 승기를 잡는 듯했던 김포FC는 후반 30분 이성윤, 후반 36분 아르헨티나 출신 아센호에게 잇따라 골을 내주고 경기를 마쳤다. 2승1무1패로 리그 공동2위를 달리고 있는 김포FC는 오는 15일 충남아산FC, 30일 대전하나시티즌과 홈경기를 치른다.

김포FC 관계자는 "다음 달 골대 뒤편으로 1천280석이 추가돼 총 5천석을 갖추게 된다"며 "그때쯤이면 그라운드와 경기장 주변 녹음이 더 파릇해지면서 훨씬 멋진 그림이 연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