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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오후 자전거도로가 조성된 인천의 한 해안도로에서 자전거를 탄 시민들이 차도를 이용하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자전거가 차도에서 자동차랑 나란히 달리는 걸 보면
사고가 날까 봐 무척 걱정됩니다

지난 12일 오전 11시께 찾은 인천 계양구 경인아라뱃길. 물안개가 짙게 꼈는데도 포근해진 날씨에 자전거를 타러 나온 시민들이 제법 많았다. 이날 왕복 2차로인 아라뱃길 주변 도로에서는 자전거가 자동차 바로 옆에서 나란히 달리는 아찔한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또 자전거 전용도로 옆 보행로를 침범해 산책을 즐기는 이들의 안전을 위협하기도 했다.

아라뱃길을 이용해 출·퇴근을 한다는 박모(26·인천 서구)씨는 "차를 타고 가다 보면 자전거가 차도를 막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특히 어두워지는 퇴근길에는 자전거가 잘 보이지 않아 너무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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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오후 자전거도로가 조성된 인천의 한 해안도로에서 자전거를 탄 시민이 차도를 이용하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도로교통법상 자전거는 전용도로 없을땐 우측 가장자리
'왕복 2차로' 아라뱃길서는 통행하기 더욱 위태로워
"수자원공사 등 공사한다고 도로 막는 경우 허다해"
인천시 "끊긴 자전거 도로 2026년까지 모두 이어…"

도로교통법상 자전거는 인근에 자전거 도로가 없으면 차도 우측 가장자리로 통행하게 돼 있다. 하지만 아라뱃길은 왕복 2차로여서 자전거의 우측 가장자리 통행이 더욱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 또 공사 등으로 인해 자전거 도로 곳곳이 단절되거나 막혀 있다.

아라뱃길 주변에서 자전거를 자주 탄다는 유모(72)씨는 "수자원공사 등이 공사를 한다고 아라뱃길 주변 자전거 도로를 막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이렇게 자전거 도로가 끊기거나 막히다 보니 위험천만한 걸 알면서도 자전거를 끌고 차도로 나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인천에 조성된 자전거 도로 약 1천㎞ 중 도로가 끊긴 구간은 100㎞가 넘는다. 아라뱃길뿐 아니라 인천 도심에도 이렇게 단절된 구간이 많이 자전거가 차도로 다녀야 하는 위험한 곳이 많다. 인천시가 지난 1월 발표한 '2022~2026년 인천시 자전거 이용 활성화 계획' 자료에 담긴 시민들의 자전거 이용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 총 352명 중 199명(56.4%)이 '도로환경 위험'을 자전거 이용 시 문제점으로 꼽았다. 경인일보가 14일 인천경찰청에 확인한 지난해 인천지역 자전거 교통사고는 총 146건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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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오후 자전거도로가 조성된 인천의 한 해안도로에서 자전거를 탄 시민이 차도를 이용하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자전거 도로가 활성화된 유럽에 비해 우리나라 자전거 도로는 좁거나 끊어진 곳이 많아 위험하다"며 "선진국처럼 자동차 운전자와 비슷한 수준으로 자전거 이용자에 대해서도 안전 교육을 철저히 하고, 단절된 자전거 도로에 대해선 안전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이라고 조언했다.

인천시 교통정책과 관계자는 "끊긴 자전거 도로를 2026년까지 모두 이어 도로나 보행로로 자전거가 다니는 일이 없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