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산에 서식하는 두꺼비들이 산란을 위해 도로를 건너다 차에 치여 떼죽음을 당하고 있다.
인천녹색연합이 14일 계양산 주변 도로를 확인한 결과, 로드킬(road kill)을 당한 두꺼비 37마리가 발견됐다.
매년 3월 봄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겨울잠에서 깨어난 두꺼비들은 계양산에서 내려와 자신이 태어난 인근 양어장으로 돌아가 알을 낳는다. 두꺼비들이 산란을 위해 양어장으로 가려면 왕복 2차선 도로를 건너야만 한다. 이 일대에는 생태통로가 없기 때문이다. 두꺼비들이 이맘때 도로에서 차에 치여 목숨을 잃고 있는 이유다.
인천녹색연합, 로드킬 37마리 발견
도로변 경계석 높고 표면 미끄러워
"감속 안내판·생태통로 만들어야"
두꺼비들은 도로변 경계석에 막혀 오도 가도 못하다 로드킬을 당하거나 도로 가장자리의 농수로에 빠져 죽는 일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인천녹색연합은 특히 오는 5월께 부화할 두꺼비 새끼들이 서식지인 계양산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희생이 따를 것으로 우려했다. 도로변 경계석은 새끼 두꺼비가 오르기에는 높은 데다, 표면도 미끄럽다는 것이다.
인천녹색연합 관계자는 "두꺼비 보호를 위해 '두꺼비들이 산란을 이용하는 도로'라는 것을 알리는 안내판부터 도로에 설치해 이곳을 지나는 운전자가 속도를 줄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예산을 확보해 두꺼비들이 이용할 수 있는 생태통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