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지방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은 국민의힘 '쏠림현상'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이 20대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윤석열 바람'을 기대하는 심리가 커진 데다, 인천시장과 군수·구청장 대부분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기 때문이다.
현직 민주당 소속 시장·군수·구청장은 '현직 프리미엄'을 최대한 누려야 하는 것이고, 도전자 격인 국민의힘 소속 인사들은 예비후보자 등록 후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에 돌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38명 중 27명·민주 2명 불과 '대조'
국힘 77.8% 대선 이후에 등록 주목
2개월만에 지선 '대선 영향력' 전망
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30분 기준 제8회 동시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예비후보자로 등록한 인사는 총 38명이다.
정당별로 보면 국민의힘이 27명으로 가장 많고, 정의당 소속 예비후보가 7명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예비후보자는 2명에 불과했다. 이는 기타 정당(신한반도평화체제당, 진보당) 소속 예비후보자 2명과 같은 숫자다.
국민의힘 예비후보자는 인천시장 선거 2명, 기초단체장 선거 16명, 광역·기초의원 선거 9명이다. 주목 되는 건 이 가운데 77.8%(21명)가 대통령선거가 있던 지난 9일 이후 등록했다는 점이다. 특히 인천 동구청장 선거의 경우 오성배, 이환섭, 강진석, 김기인, 박영우 등 5명의 예비후보 모두 국민의힘 소속으로 대선 이후 등록했다.
대선을 치른 지 불과 약 2개월 만에 지방선거가 있다 보니, 국민의힘 입장에선 대선 결과가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인천시당 관계자는 "출마를 망설이던 분들이 대선 승리로 자신감을 갖고 예비후보로 등록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선거때 선출직 70% 민주 차지
현역 프리미엄 누리려 최대한 미뤄
국민의힘 쏠림현상은 인천의 '정치 지형'과도 관련이 있다. 인천은 시장과 군수·구청장, 시의원, 군·구의원 대부분이 민주당 소속이다. 지난 7회 지방선거(비례 제외)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민주당 소속 후보는 100여 명으로, 전체 선출직의 70% 정도를 차지했다.
현역은 그 직위에서 유권자들과의 접촉면을 넓힐 수 있기 때문에 예비후보 등록을 최대한 뒤로 미루는 경향이 있다. 인천의 경우가 그렇다. 현역은 예비후보로 등록하지 않고도 소속 정당의 공천 절차를 거쳐 본선 후보로 선정될 수 있다.
대선 탓에 지방선거 공천 절차가 늦어지는 것도 민주당 예비후보자가 적은 이유 중 하나지만, 이러한 상황은 국민의힘도 마찬가지다.
민주당 인천시당 관계자는 "예비후보 등록 전에 거쳐야 할 당내 검증 절차가 아직 본격화되지 않은 게 우리 당 소속 예비후보자들이 적은 직접적 이유로 볼 수 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선관위에 등록하는 예비후보가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