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해안 소사나무(서어나무) 군락지인 영흥도 십리포에서 소사나무 일부가 고사하는 이상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15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 옹진군 영흥도 십리포 해변 소사나무 군락지에 있는 나무 중 3분의 1 정도에서 가지에 좁쌀 크기의 구멍 수십여 개가 뚫려 있고 나무껍질이 벗겨진 것이 발견됐다.
이곳 주민들은 매끈해야 할 줄기에 어른 주먹 크기의 혹들이 자라난 나무도 절반 정도나 된다고 말한다. 또 잔가지가 아무 줄기에서나 자라거나 잎끝이 노란색으로 변해 말라가는 나무도 많다고 한다.
영흥 십리포 '보호림'으로 지정
수십개 구멍·껍질까지 벗겨져
옹진군, 원인 조사후 대책 마련
영흥도 십리포해변에는 100년이 넘은 소사나무 350그루가 군락(群落)을 이루는 숲이 있다. 주민들이 150년 전 마을로 넘어오는 십리포 해수욕장의 모래를 막기 위해 인근 산에서 소사나무를 옮겨 심어 군락지가 조성된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곳은 국내 최대 해안 소사나무 군락지라는 점을 인정받아 2007년 산림청으로부터 '산림유전자원보호림'으로 지정받기도 했다.
십리포 영어조합법인 최은식 대표는 "나무 수령이 오래된 탓인지 최근 몇 년 동안 나무들의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며 "소사나무 군락지는 주민들에게 중요한 자원인데, 보호림으로 지정만 해놓을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옹진군은 전문가와 함께 소사나무 고사 원인을 조사해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옹진군 환경녹지과 관계자는 "일부 수세(樹勢)가 약해진 나무에 벌레가 들어가 구멍이 뚫리고, 혹 등이 생기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고사한 잔가지를 솎아주고, 수세가 약해진 나무에 영양제를 주는 등 소사나무가 제대로 생육할 수 있도록 돕는 작업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