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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독립기념관에 기증된 손승용 목사의 '애국창가집' 속 노랫말. /경인일보 DB

애국계몽운동에 힘쓴 교육자이자 종교인 손승용(1855~1928) 목사의 손자 손동옥(78)씨가 지난 16일 독립기념관에 기증한 손 목사 '애국창가집'(1909~1911년 작성)은 인천 지역사적 가치가 크다.

손승용 목사는 1900년 정동제일교회에서 미국인 선교사 아펜젤러(Henry Gerhard Appenzeller·1858~1902)에게 세례를 받고 인천 제물포교회(현 내리교회), 황해도 연안교회, 강화도 잠두교회(현 강화중앙감리교회) 등지에서 목사로 활동했다.

제물포교회에서 영화학당(현 영화초교) 교사를 맡고, 강화잠두교회 시절인 1907~1910년 합일학교(현 합일초교) 등 강화도에 여러 근대식 학교를 세웠다.

손 목사가 강화 잠두교회에서 창가집을 쓴 시기, 훗날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국무총리가 되는 독립운동가 이동휘(1873~1935)가 강화도에서 보창학교를 세워 계몽운동을 펼치고 있었다. 이동휘도 강화 잠두교회에서 기독교인이 됐다.

단국대학교 동양학연구원 반혜성 교수의 논문 '손승용 수진본(袖珍本) 창가집의 특징과 가치'를 보면, 손 목사 창가집 수록곡에서 가사 내용이 파악되는 55곡 가운데 30곡이 우리나라 대표적 애국창가집으로 꼽히는 만주 북간도 '최신창가집 부악전'(1914년)과 하와이 '애국창가'(1916년)에도 실려있다.

최신창가집 부악전은 이동휘가 북간도에 세운 광성중학교 음악 교재다. 하와이 애국창가는 강화 잠두교회, 제물포교회, 하와이 등지에서 선교사로 활동한 홍승하(1863~1918)와 연결된다.

손 목사가 강화도에서 쓴 창가집이 북간도, 하와이에서 애국계몽운동에 활용된 대표적 창가집의 바탕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반혜성 교수 설명이다.

손 목사 창가집은 인천의 강화도, 해외 독립운동기지 북간도, 한인 이민사가 시작된 하와이를 연결하는 항일음악사의 새로운 고리인 셈이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