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새 집무실은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로 결정됐다.
윤 당선인은 20일 오전 11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무실이 있는 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별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청와대 집무실 이전 방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직접 밝혔다.
윤 당선인은 준비된 원고를 읽고 난 뒤 국방부 청사 조감도를 공개하기도 했다.
윤 당선인은 먼저 "국민들께 불편을 드리는 측면, 청와대를 온전히 국민께 개방하여 돌려드리는 측면을 고려하면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결정을 신속히 내리고 추진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어려운 일이지만, 국가의 미래를 위해 내린 결단이다. 단순한 공간의 이동이 아니라 제대로 일하기 위한 각오와 국민과의 약속을 실천하고자 하는 저의 의지를 헤아려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윤 당선인은 광화문 집무실 이전이 무산된 이유에 대해 "당선 이후 광화문 정부 청사들을 대상으로 집무실 이전 방안을 면밀하게 검토한 결과 쉽지 않은 문제임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소한의 경호 조치에 수반되는 광화문 인근 시민들의 불편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청와대 내 일부 시설의 사용 역시 불가피해 청와대를 시민들에게 완전히 돌려드리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반면 '용산 집무실'에 대해선 "용산 국방부와 합참 구역은 국가 안보 지휘 시설 등이 구비돼 있어 청와대를 시민들께 완벽하게 돌려드릴 수 있고 경호 조치에 수반되는 시민들의 불편도 거의 없다"며 "용산 지역은 이미 군사시설 보호를 전제로 개발이 진행돼 왔으며 청와대가 이전하더라도 추가적인 규제는 없다"고 밝혔다.
또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주변 미군기지 반환이 예정돼 있어 신속하게 용산 공원을 조성해 국방부 청사를 집무실로 사용할 수 있고, 국민들과의 교감과 소통이 이뤄질 수 있다"며 "국방부가 합참 청사로 이전하는 문제는 다소 어려움은 있지만 가능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기존 청와대는 대통령 취임식에 국민께 개방된다.
윤 당선인은 "청와대는 임기 시작인 5월 10일에 개방하여 국민들께 돌려드리겠다"며 "본관, 영빈관을 비롯하여 최고의 정원이라 불리는 녹지원과 상춘재를 모두 국민들의 품으로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앞서 윤 당선인은 전날 오전 11시부터 2시간가량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김병준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 등 인수위 관계자들과 후보지인 용산 국방부 청사와 광화문 외교부 청사를 차례로 답사했다.
이후 관련 부처 공무원 및 전문가와 참모들의 의견을 듣고 국방부 청사를 최종 낙점했다.
차기 대통령 집무실을 국방부 청사로 옮길 경우 청사 2층의 장관실을 업무 공간으로 사용하고, 청사 2층에 대통령 집무실뿐 아니라 비서실장 등 핵심 참모 사무실과 회의실을 둘 계획이다. 국무회의도 같은 층에서 열 것으로 알려졌다.
새 집무실이 있는 청사에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기자실도 한 공간에 둘 방침이다.
국방부 청사도 2층에 장관실이 있고, 1층에 기자실이 있다.
국방부는 기존 청사 10개층을 대통령실에 전부를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은 "청와대 기구는 축소하지만 청사내에 민간 전문가들과 소통하는 공간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고, 청사 명칭에 대해서는 "국민 공모를 통해 하겠다"고 말했다.
국방부 청사에 두게되면 임시로 한남동 장관 공관을 사용하고 걸어서 출퇴근하는 공원내 공간에 신축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용산 가족공원 부지와 가까운 국방부 청사 남쪽에 관저를 새로 지어 차량 없이 도보로 출퇴근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대해 여야는 물론 국민들 사이에서도 코로나19 감염 확산과 혈세를 투입하는 데 대한 반감이 확산되고 있는데 윤 당선인이 정면돌파로 청사 이전을 결정하면서 여론의 추이가 주목된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