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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석 기상청장
2022년 급변하는 현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기후위기란 일상적인 용어이다. 기후위기라는 단어가 사용되기 이전인 1980~2000년대에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라는 용어가 대중적으로 사용되곤 했다. 지구온난화란 장기간에 걸쳐 전 지구 평균기온이 상승하는 현상을 나타내는 말이고 기후변화는 비슷하긴 하나 급격한 강수량의 변화, 홍수, 가뭄, 폭염, 해수면 상승 등 기온 상승의 영향으로 나타나는 여러 전반적 현상에 조금 더 무게가 실린 느낌이다. 지속적으로 기후변화의 심각성이 대두됨에 따라 2019년 영국의 가디언지에서 '기후변화가 아닌 기후위기(It's a crisis, not a change)'라고 용어를 바꿔서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또한 '지구온난화'는 '지구 가열'이라는 용어로 대신하였다.

이처럼 점점 더 심화되는 기후위기 상황 속에 기상청은 용어의 변경뿐만 아니라, 신속하고 정확한 기상기후정보 제공으로 위험기상으로부터 국민 안전을 지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핵심은 위험기상에 대한 조기대응이다. 기상학적 특성상 폭우와 태풍 등 위험기상과 기상재해는 전 지구적인 대기 흐름의 영향 아래 발생하며 이를 사전에 분석하고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가간 협력과 기상정보의 상호교환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국제기구다. 


작년 해양기상기지 구축·대형기상부이 확충
지진조기경보 통보도 5~10초대로 추가 단축


1947년 10월11일 국제기상기구 제12차 총회에서 42개국은 새로운 세계기상기구 헌장에 서명하였다. 이 헌장이 1950년 3월23일 발효됨으로써 세계기상기구가 발족되었으며, 1951년 12월20일 기상관계의 국제활동을 관장하는 유엔전문기구가 되었다. 2021년 1월 기준으로 현재 회원국은 193개국이며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두고 있다. 우리나라는 1956년 3월16일에 가입하였다. 세계기상기구는 현재 회원국 간의 기술협력 및 교류를 수행하고 있으며, 세계기상의 날인 3월23일을 기하여 전 세계에 인류가 직면한 기상문제 및 해결과제에 대한 홍보에 힘쓰고 있다.

이번 세계기상의 날을 맞아 세계기상기구에서 선정한 올해의 주제는 '조기경보와 조기대응, 재해위험감소를 위한 기상기후정보'이다. 이는 최근 호주 산불, 미국 태풍 아이다 등 막대한 국가적 손실을 유발하는 기상재해가 전 지구적으로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기상기후정보의 중요성에 세계적 공감대가 형성됨에 따른 결정일 것이다. 우리나라도 폭우, 이상기온, 극한 폭염 등 이례적 기상현상으로부터 꾸준히 위협받아 왔으며, 이로 야기되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기상기후정보 활용을 통한 조기경보 및 조기대응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올해엔 위험기상 집중 감시·예측 기술 운영
국가간 영향예보 기반 기상기후정보 전달도


이에 작년 기상청은 위험기상 조기탐지 및 정보 전달을 위해 해양기상기지 구축 및 대형기상부이를 확충하였으며, 지진조기경보 통보시간을 관측 후 7~25초 시간대에서 5~10초대로 추가 단축하였다. 하지만 기술적 한계와 좁은 지역에서 나타나는 위험기상의 발생빈도 증가로 조기 감시 및 예측은 더욱 어려워지는 실정이다. 이에 2022년에는 기후위기 시대 대응을 위해 위험기상에 대한 집중 감시·예측을 운영할 계획이다. 계절별 위험기상 현상에 대한 관측역량 집중 및 고층관측을 강화하고,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초단기 위험기상 예측기술을 개발하여 누적강수량의 호우특보 기준 도달 예상 시기·장소(읍·면·동 단위) 예측 정보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재해위험 감소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며, 국가 간 협력을 기반으로 기존의 날씨 예보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해 영향예보 기반의 기상기후정보들을 전달할 계획이다.

미래의 기상·기후가 어떻게 변화할지는 누구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건, 빠르게 발전하는 예측 기술과 강화된 국제 협력을 기반으로 위험기상으로부터 국민 안전과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한 기상청의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박광석 기상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