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 곡물 가격이 요동치면서 조만간 국내 밥상 물가에도 빨간불이 켜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는 세계 주요 곡물 수출국이고, 우리나라는 밀가루와 옥수수 등을 주로 수입에 의존해서다. 최근 원맥(빻지 않은 밀) 가격이 급격히 상승한 가운데 원가 상승이 계속된다면 1차로 제분업계가, 2차로 라면과 빵 등을 제조하는 가공식품업체가 도미노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진다.
22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해외곡물시장정보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미국 시카고선물거래소에서 국제 밀 가격은 411.52달러(약 50만1천848원)로, 전 거래일인 18일(388.74달러, 약 47만4천68원) 대비 5.9% 올랐다.
국제 밀 가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월 말 이후부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종가 기준 2월 1일 282.74달러에 그쳤던 밀 1t 당 가격은 같은 달 28일 339.51달러로 치솟았고, 3월 7일 475.46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400달러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2월1일 282.74 → 3월7일 475.46 달러
침공 장기화땐 곡물 값 추가 상승
가공식품업체 "동향 예의주시 중"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국제 곡물 가격이 더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내 식품 시장도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치솟는 원맥 가격은 결국 밀가루 공급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이는 라면이나 빵 등의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라면값이 한 차례 오른 가운데 가공식품 업체들은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라면 가격 등은 지난해에 인상을 했고 아직 추가 인상 계획은 없다. 동향을 예의주시 중"이라고 말했다. 오뚜기 관계자도 "지난해 8월에 3년 만에 라면값이 인상돼 아직까지 추가 인상을 결정하거나 논의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삼양식품 또한 "우리 업체는 미국, 호주산 곡물을 사용하고 있지만 가격, 재고 확보 등에서 변동 가능성이 있어 지켜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