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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태 정치2부(서울) 차장
지난 9일, 더불어민주당이 대선 패배로 불과 5년 만에 정권을 잃었다.

문재인 정부 탄생 이후 두 차례 선거(7회 지선, 21대 총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이어가며 장기집권할 것 같던 민주당의 아성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이로써 '영원한 권력은 없다'는 정치권의 정설이 다시 입증됐다. 민심은 언제든 권력을 향해 회초리를 든다는 '준엄한 심판론'도 재확인됐다.

'20년 장기집권'을 스스로 입에 올리던 민주당으로선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됐다. 혹여 "불과 0.73%p 차 패배였을 뿐"이라고 말하는 이가 있다면, 민심은 회초리가 아닌 몽둥이를 들이댈 터다.

지금 와 잘잘못을 따져 책임을 묻자는 게 아니다. 돌아보고, 반성하고, 달라지기 위한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변화의 바람은 당연히 안에서 시작해 밖으로 나가며 덩치를 불려야 한다.

마침, 민주당은 새 바람을 일으킬 존재의 탄생을 앞두고 있다. 비대위가 대선 패배의 잔재라면, 24일 탄생하는 새 원내사령탑은 온전히 변화의 원천이 되어야 한다.

그의 역할은 막중하다. 우선 대선 패배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거대 야당으로서 여당인 국민의힘과 민생을 돌보기 위한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 논의가 새 정부 발목잡기나 다수당의 횡포로 비쳐져서는 곤란하다. 야당인데, 의회결정권을 지닌 과반의 다수당이라 선택이 더 어려워졌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철저히 당의 잇속이 아닌 국민의 잇속을 우선시할 때 변화의 원동력을 얻을 수 있다. '국민의 잇속'은 분열이 아닌 통합, 공방과 대립이 아닌 포용과 협력에서 비롯된다. 더 겸허하게 국민통합적 기조를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여기에 있다.

말뿐인 혁신과 쇄신이 아닌 행동으로 옮기는 실천도 숙제다. '0.73%p'. 민주당이 많이 미웠지만, 그래도 '한번 더' 믿고 찍어준 표가 적지 않았음을 잊지 마시라.

/김연태 정치2부(서울) 차장 ky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