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인일보 인천본사 2월 독자위원회가 지난 15일 인천본사 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독자위원회에는 신희식((사)아침을여는사람들 이사장) 독자위원장, 양진채(소설가)·이동익(민주노총 인천본부 조직국장)·홍지연(책방 산책 대표) 독자위원이 참석했고, 목동훈 편집국장이 참석해 의견을 들었다.
근로복지공단 일관성 없는 판단 잘 꼬집어
당근마켓 소비자 검색어 1위 '자전거' 흥미
'멀쩡한 가로수 톱질' 사진 미확보 아쉬움
이달 독자위원들은 기자들의 노력이 돋보이는 기사가 지면을 풍성하게 꾸몄다고 평가했다.
신희식 위원장은 <[로컬 인사이드] 2021년 인천 서구 A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 '그 이후'>(28일 인터넷) 기사를 눈여겨봤다고 했다. 이 기사는 10여 개월에 걸친 경찰과 검찰의 수사 끝에 아동학대 무혐의 처분을 받은 인천 서구의 한 어린이집 운영자에 대한 기사였다.
신 위원장은 "A어린이집은 학부모가 아동학대를 주장해 결국 문을 닫게 됐다. 하지만 책임질 사람이 없다"면서 "이제는 우리 사회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종사자의 어려움에 관심을 갖고 그분들이 사회에서 존경받을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기사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양진채 위원은 <[현장르포] 인천항 인근 검은머리갈매기 '둥지'>(15일자 6면) 기사가 눈길을 끌었다고 했다. 멸종위기야생동물 2급인 검은머리갈매기가 개발사업과 서식지 관리 부실로 갈 곳을 잃고 있다는 기사다.
양 위원은 "자세히 관찰하고 꼼꼼히 취재한 기사였다. 특히 생명 공동체적 시각으로 사안을 바라본 관점이 굉장히 좋았다"면서 "모두 다 함께 살아야 하는 세상이다. 그런데 인간 중심의 삶을 살다 보니 다른 생명체가 서식지를 잃어가고 있다. 우리 삶의 방식을 바꿀 때가 됐다는 점을 고민하게 만든 기사였다"고 말했다.
<인천시 건축물 미술작품 심의위원회 '공정성' 도마에>(4일자 1면) 기사에 대해선 "기사를 보고 심의가 굉장히 수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층적인 후속 보도를 보고 싶다"고 했다.
이동익 위원은 <직무유기 근로복지공단>(8~10일자 1~3면) 기사가 좋았다고 했다. 근로복지공단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들쑥날쑥한 판정을 지적한 기사다. 일관성 없는 판단, 위원의 편향성,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 등을 꼬집었다.
이 위원은 "의미가 있는 기사였다. 실제 산업재해 피해를 본 노동자들이 국가기관으로부터 어떤 측면에서는 보호받지 못하고,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서 좋은 기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홍지연 위원은 <미인가 대안학교 급식비 사업 '주먹구구'… 대부분 안내 못 받았는데 접수 마감 '분통'>(23일자 6면) 기사를 보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홍 위원은 "관계 기관에서 미인가 대안학교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고 황당했다"면서 "관공서의 안내를 받지 못해 지원에서 누락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했다.
<당근마켓 인천 소비자 검색어 1위는 '자전거'>(21일자 13면) 기사도 홍 위원의 눈길을 끌었다. 그는 "운동을 할 수 있는 자전거나 비대면 활동에 필요한 태블릿PC·노트북 등 코로나19로 바뀐 생활상이 반영된 결과를 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그는 <잇단 수십억 상가 매물… 들썩이는 싸리재>(7일자 1·3면) 기사도 관심을 갖고 읽었다고 했다.
아쉬운 기사도 있었다.
이 위원은 <연천에 이슬람 야영장… "성지화 될라" 들끓는 여론>(3일자 1면) 기사에 대해 특정 종교에 대한 혐오를 부추기는 기사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사회가 종교·성별·세대 등 갈등이 심하다. 근데 기사 내용 상당수가 주민들의 불만이다. 자칫 특정 종교에 대한 혐오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기사가 읽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면서 "사실을 알리는 것도 좋지만 혐오를 확대할 수 있다. 이런 측면을 세심하게 살펴야 하는 기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또 <새 나무 심는다고 멀쩡한 가로수에 '톱질'>(22일자 6면) 기사에 대해 "기사와 관련한 사진을 확보해야 했다. 사진이 없어 좋은 기사 내용을 반감시켰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대통령 당선인의 인천지역 공약을 정리해 다양한 기사를 생산하면 좋겠고, 경우에 따라서 공약에 대한 심층 분석이나 취재도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정리/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