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가 수천만원에 달하는 예산을 들여 청사 주변에 있는 멀쩡한 모습의 잔디를 교체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전형적인 예산낭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24일 부천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1일부터 내달 1일까지 예산 5천만원을 투입해 시청(2천582㎡)과 시의회(698㎡) 앞에 있는 잔디광장 총 3천280㎡에 식재된 한지형 잔디를 난지형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시는 기존 잔디 철거 및 모래 소독 작업을 마무리한 뒤 모래 보충 후 신규 잔디를 심을 예정이다.
청사 주변 5천만원 투입 작업중
"기후 취약해 관리 어렵다" 입장
한지형 잔디는 보통 '양잔디'로 불리며 여름철만 녹색인 난지형 잔디와 달리 연중 녹색을 유지하기 때문에 체육시설이나 공공기관 등지에 주로 식재돼 있다.
이 잔디는 적절한 시기에 예방시약과 토양치환, 배토 등을 실시하는 등 관리만 잘하면 10년 이상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는 지난 2017년 식재된 후 미관상 크게 문제가 없어 보이는 양잔디를 수천만원의 시민 혈세를 들여 급작스레 난지형 잔디로 교체하는 공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나 불필요한 지출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시민 이모(46·여)씨는 "멀쩡한 잔디를 왜 교체하는지 모르겠다"며 "잔디를 처리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을 텐데 애꿎은 혈세만 낭비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공무원 A씨는 "크게 문제가 없어 보였던 잔디를 뒤집어 놓은 모습을 보니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관리만 잘하면 굳이 교체를 하지 않아도 될 텐데 인위적으로 훼손된 잔디를 보니 씁쓸하다"고 말했다.
시는 양잔디의 경우 기후에 취약하다 보니 관리에 어려움이 많아 교체 결정은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양잔디는 연중 녹색을 유지해 미관상은 좋지만 해충 및 병해에 약하기 때문에 관리에 어려움이 많다"면서 "그동안 부분교체를 하는 등 꾸준히 관리했지만 이런저런 문제가 계속 발생해 교체하게 된 것이다. 예산낭비라는 목소리도 나오겠지만 일부 지자체는 매년 교체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부천/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