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한모(47)씨는 최근 중학생 딸이 코로나19에 확진돼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분식집을 휴점했다. 하지만 격리 중이던 한씨도 며칠 뒤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나와 결국 2주일간 분식집 문을 닫아야만 했다.
2주 동안 휴점으로 인해 매출에 손해가 발생한 것은 물론 식재료도 대부분 폐기해야만 했지만 한씨가 공공에서 받은 지원금은 코로나19 생활지원비 10여만원이 전부다. 한씨는 "2주 동안 가게를 쉬어서 재정 피해가 막심한데 정부 지원금마저 거의 없다. 차라리 마스크를 두 개씩 쓰고라도 장사를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1천만명을 넘고 23일 0시 기준 50만명에 육박하는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세가 어느 때보다도 거세지자, 하루 종일 많은 소비자와 대면해 감염 위험에 노출돼있는 소상공인들의 고민이 깊어졌다.
안 그래도 오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에 매출이 하락한 상황에서 코로나19에 걸리면 아예 가게 문을 닫아야 하니 매출에 훨씬 큰 타격을 입어서다.
확진땐 휴점·지원금 고작 10만원
근로자와 달리 지원 마땅치 않아
영업 손실·재료 폐기·낙인 '심각'
기업 근로자들과 달리 한씨처럼 코로나19 확진으로 가게 문을 닫는 소상공인에 대해선 정부 지원이 마땅치 않다는 점도 소상공인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기업 근로자들은 본인이 확진 시 병가나 유급 휴가를 쓸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에 걸린 가족 등을 돌보기 위해 휴가를 쓰면 최대 50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하는 가족돌봄휴가 긴급지원 혜택은 근로자에게만 주어진다. 반면 소상공인들은 정부·지자체에서 지원하는 코로나19 생활지원금이 전부다.
영업이 곧 생존과 연계된 소상공인들을 위해, 코로나19 확진 시 추가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소상공인들 사이에서 높아지는 이유다.
이상백 경기도소상공인연합회장은 "소상공인들은 일반 직장인들과 달리 코로나19에 감염되면 막심한 피해를 입는다. 단순히 격리기간 영업 손실 뿐만 아니라 재료 폐기, '확진자 가게' 낙인 등 보이지 않는 피해가 더 심각하다. 소상공인들을 위해 정부가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소상공인진흥공단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이 하락했을 경우 손실보상금, 방역지원금 등의 명목으로 지원은 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소상공인이 코로나19에 확진됐을 때 발생하는 손실에 대해선 따로 보상 절차가 없다"고 말했다.
/서승택기자 taxi22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