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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 새 수원 내 경찰서 2곳의 기물을 파손하고 '추격전'까지 벌인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만취 상태로 인사불성인 해당 남성이 술에서 깨어나는 대로 경찰은 사건 경위를 파악한다는 방침이다.

모두가 잠든 심야 시간인 23일 오전 3시 30분께 남성 A씨는 본인 소유의 흰색 토스카 차량을 몰고 수원중부경찰서로 향했다.

경찰서 입구에서 A씨는 주차장으로 진입하려 시도했지만 안전 차단기가 열리지 않았다. 몇 차례 차량을 앞뒤로 움직이며 진입을 시도하던 그는 결국 안전 바를 부수고 경찰서 주차장으로 강제 진입했다. 이런 장면은 경찰서 CCTV에 남겨진 것으로 전해진다.

무엇 때문인지 억지로 경찰서에 진입한 그였지만 결론은 허무했다. A씨 차량은 수원중부서 청사를 유유히 한 바퀴 돌고 곧장 경찰서를 빠져나간 것이다. 그의 기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A씨가 발견된 곳은 6㎞ 가량 떨어진 수원남부경찰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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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서 장애인 주차 구역에 있는 차를 옮겨달라는 요구에 주차장을 돌며 경찰과 추격전을 벌이고 경찰서 2곳의 청사 시설물을 파손한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50대 남성 A씨는 차를 몰던 중 수원남부경찰서 시설물 일부를 파손했다. 2022.3.23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

 

중부署 주차장 안전바 부수고 진입
곧이어 남부署 순찰차 들이받기도
경찰 2명 경상… 현행범 체포 조사
A씨는 수원남부서에서도 이해되지 않는 행동을 이어갔다. 같은 날 오전 9시께 A씨가 장애인주차구역에 차를 놓아둔 것을 본 경찰이 "차량을 다른 곳으로 옮겨달라"고 요구했지만 A씨가 불응한 것이다.

이어 주차장 안에서 때아닌 '추격전'이 펼쳐졌다. 경찰을 피해 A씨가 주차장 내를 빙빙 돌면서 '술래잡기'를 한 것이다. 그를 제지하려는 경찰이 순찰차를 이용해 차량을 가로막자 A씨는 차량으로 순찰차를 들이받았다.

이 때문에 순찰차 안에 타고 있던 경찰 2명이 경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수원중부서와 수원남부서는 평일 낮이라면 30분 정도 이동 시간이 소요되지만 차량이 없는 새벽 시간에는 15분 내외면 도착할 수 있다.

A씨가 중부서에서 난동을 부린 뒤 남부서 주차장에서 발견되기까지 미스터리로 남아 있는 5시간 동안의 행적은 A씨가 숙취에서 깨고 나서 밝혀질 과제로 남아 있다.

수원남부경찰서는 A씨를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혐의로 현행범 체포해 조사 중이다. A씨는 정신질환을 앓은 적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술에서 깬 뒤 이동 경로와 범행 동기 등 자세한 사건 경위를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이시은·이자현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