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초등돌봄교실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이들이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심각한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인천 동구 한 초등학교에서 '초등돌봄전담사'로 근무하는 민정희(가명·50)씨는 최근 코로나에 확진된 동료 교사 A씨가 담당하는 교실의 아이들까지 돌봐야 했다. A씨가 확진 직후 자신을 대신해 줄 사람을 급히 찾았으나 결국 구하지 못한 채 자가격리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인천 동구 한 초등학교에서 '초등돌봄전담사'로 근무하는 민정희(가명·50)씨는 최근 코로나에 확진된 동료 교사 A씨가 담당하는 교실의 아이들까지 돌봐야 했다. A씨가 확진 직후 자신을 대신해 줄 사람을 급히 찾았으나 결국 구하지 못한 채 자가격리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확진 자가격리 '구멍' 일손 부족
할일 두배로 매일같이 초과근무
"감염 우려 한교실 모을 수 없어"
노조, 자격증 기준 완화 등 요구
초등학교 1·2학년생이 이용하는 초등돌봄교실은 정오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된다. 민씨는 하루 2차례 교실 내부를 소독하고 아이들의 체온을 측정하는 등 코로나 방역 업무도 맡고 있다.
A씨가 대체 인력을 구하지 못한 채 자리를 비우면서 할 일이 2배로 늘어난 민씨는 매일같이 초과근무를 하고 있다. 민씨는 "이틀 전 담당하는 반의 아이들을 챙기는 사이 옆 반의 아이가 의자에 걸려 넘어지면서 바닥에 머리를 찧는 사고가 있었다. 다행히 아무 이상이 없었지만 아찔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코로나 감염 우려 때문에 한 교실에 아이들을 모을 수도 없다. 두 교실을 오가면서 40명을 돌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초등돌봄전담사들은 병가나 휴가를 내려면 대체 인력을 먼저 구해야 한다. 대체 인력은 초·중등 정교사 자격증이나 보육교사 자격증을 보유해야 하는데, 이 조건을 가진 이들은 인천에 40명이 채 되지 않는다고 한다.
특히 코로나에 확진되는 초등돌봄전담사들도 늘면서 대체 인력 수요는 더욱 커졌다. 민씨는 "초등돌봄전담사 단체 대화방에 하루 수차례씩 대체 인력을 찾는 문의가 올라오지만 대부분은 이미 돌봄교실 업무를 하고 있고, 일부는 감염을 우려해 돌봄교실에 오는 걸 꺼리기도 한다"며 난감해 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인천지부는 24일 초등돌봄전담사들의 인력 공백 문제에 대해 인천시교육청에 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조는 "코로나로 학교 문이 닫혀 있을 때도 돌봄교실만은 열려 있었다"며 "팬데믹이 일어난 지 3년째임에도 인천시교육청은 돌봄교실 대체 인력 지원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천시교육청은) 초등돌봄전담사들이 코로나에 확진될 경우 대체 인력을 지원할 방안을 마련하고, 대체 인력에 요구되는 자격증 기준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