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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대통령실 용산 이전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3.20 /국회사진기자단

차기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 예정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두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향해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다.

당초 이전에 반대한다는 원론적 입장에서 벗어나 '검찰공화국' '제왕적 대통령' '입단속 해라' 등 거친 표현들까지 등장해 비판의 수위를 올리고 있는데, 이번 선거에서 가장 치열한 경기지사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후보들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당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해 소리 없는 전쟁을 시작한 것으로 해석된다. 


안민석 "누가 명당 옮기라했나"
조정식, 인수위 검찰 포진 비판
염태영 "文정부에서 강행 생떼"
김동연 "민생과 현안 빨아들여"


안민석 의원은 23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집무실 이전과 관련해 '점령군의 만행'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이 진행되는 게 참 이상하다. 세간에 들리는 바로는 누군가 임산배수의 명당인 용산으로 옮기라고 윤 당선인에게 이야기했을 것이다. 그 누군가가 누군지 궁금하다"며 "김건희씨의 서울의소리 녹취록을 보면 '이전할거야'라고 했다. 그 목소리가 김건희씨 목소리가 아니고 유령 목소리인가"라고 꼬집었다.

조정식 의원은 집무실 이전을 반대하는 것을 넘어 인수위 구성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조 의원은 이날 개인 SNS에 '윤석열 인수위 검찰 출신 천지, 검찰공화국 되나' 글을 올려 "당선인뿐 아니라 검찰출신이 9명에 달한다. 실무진까지 포함하면 하나의 검찰 단위를 이룬다"며 "인사검증팀장인 주진우 변호사는 서울동부지검 검사 출신으로 대선과정에서 이재명 후보 아들의 도박의혹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도박의혹의 경우 사실관계 등이 명확하지 않아 아직도 논란"이라고 인수위원 해촉을 촉구했다.

염태영 전 수원시장도 날선 공방에 가세했다. 염 전 시장은 SNS에 "이겼으니 내맘대로 하겠다, 그것밖에 안 보인다. 용산 국방부 청사로의 이전을 문재인 정부 하에서 강행하겠다고 억지와 생떼를 쓰고 있다"고 불쾌함을 표시했다.

이어 그는 "문 정부의 남은 임기 한 달 반을 국가 안보 신경 끄고 식물대통령으로 가만히 입 닫고 있으라는 것은 참을 수 없는 모욕이다. 윤 당선인은 인수위 관계자들 입단속이라도 철저히 해주길 당부한다"고 비난했다.

범 민주당 후보군에 속하는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 역시 "맞고 틀리고를 떠나 바람직하지 않다. 민생과 정치현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고 우려하며 "대통령 집무실 이전 등은 제왕적 대통령 같은 의사결정을 통해 급히 정할 내용이 아니다. 불과 2주 전 대선에서 한 약속들을 국민들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군의 경우 윤석열 당선인의 대선 맞상대였던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후광을 얻으려 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윤 당선인에 대해 더 날 선 공격에 나섰을 수도 있다"고 했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