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90년대 냉전 종식 후 러시아가 당한 굴욕을 극복하겠다는 푸틴의 지나친 탐욕과 서방이 러시아를 몰락시키고 자신을 권좌에서 끌어내릴 것이라는 불안 심리에서 비롯된 전쟁이라고 세계의 눈은 평가하고 있다. 영국의 아드리안 퍼넘 교수는 "푸틴이 악랄한 방식으로 전쟁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소수 특정 인원의 말만 듣고 다른 사람의 의견은 모두 차단한다는 점에서 자기선전의 희생자라며 외부세계에 대한 잘못된 판단을 할 우를 범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윌리엄 번스 미 CIA국장은 푸틴의 정신상태에 대해 "그는 오랜 세월 끓어오르는 불만과 야망을 불태우며 자기만의 생각을 강화하고 다른 견해를 멀리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소비에트 연방 해체 이후 우크라이나의 핵보유 문제 해결에 대한 결과를 살펴본다. 우크라이나는 1991년 소련연방 해체와 더불어 핵을 물려받아 보유하게 되었고, 이후 미국과 러시아의 집요한 설득으로 국제사회의 안전보장과 원조를 받기로 합의하고 1994년 핵을 포기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선뜻 핵을 포기한 우크라이나를 배신하고 2014년 군사력 침공으로 크림반도를 강탈했고 지난달에는 또다시 본토를 침략하여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위협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크라이나가 핵을 포기하지 않고 보유하고 있다면 과연 러시아의 침공이 가능했을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국의 대만에 대한 태도도 문제이지만, 북한 내부에서는 '핵 포기 불가론'이 힘을 얻어 핵 보유 집착이 더욱 강화될 것은 뻔한 일이다.
비합리적 사고는 삶 힘들게 만들어
원치 않는 행동에 사람들 상처받고
부적절한 정서·부적응적 행동 유발
신뢰가 없는 국제사회는 물론 작금의 우리나라의 정치환경은 참으로 걱정이 앞선다. 정권교체기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신·구정권 간의 갈등과 불신이 국민 모두를 불안하고 슬프게 한다. 새로운 대통령의 집무 공간 문제로 갑론을박하는 모양새가 국론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제발 정치인들이 '옳은 일을 올바르게 한다'는 원칙에 입각하여 조화롭게 문제를 해결하기를 소망한다.
옳고 그름의 판단도 시대적으로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인류는 16세기까지 우주의 중심에 지구가 있다는 천동설이 진리라고 믿었지만 17세기에 그 진리가 지동설로 바뀌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옳은 일을 옳다고 하는 것, 옳지 않은 일을 옳지 않다고 하는 것이야말로 정의이고 불변의 진리라고 믿는다.
잘못된 생각은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되고 잘못된 행동으로 이어진다. 인지심리학의 대가 엘리스는 생각이 정서와 행동을 유도한다고 강조하고, 합리적 생각은 적절한 정서와 적응적인 행동을 초래하지만 비합리적인 생각은 부적절한 정서와 부적응적인 행동을 초래한다고 했다. 인간의 사고와 감정은 깊은 연관이 있고 부정적인 감정이나 증상들은 비합리적인 신념에서 비롯된다. '반드시', '절대로', '완전히', '전혀', '파멸적', '해야만 한다' 등의 단정적이며 극단적 단어 등이 이에 해당한다.
지도층·정치인들 합리적 사고 요구
국민들 '마음편한 정치' 보고싶어 해
비합리적인 사고는 인간의 삶을 힘들게 하거나 삶의 목적 달성에 방해가 된다. 더욱이 원하지 않는 정서적, 행동적 결과에 대해서 사람들을 더욱 상처받기 쉽게 만들고 우울증과 같은 부적절한 정서와 부적응적 행동을 유도한다. 국민이 안심하고 편안하게 해야 할 사회 지도층, 특히 정치인들에게는 합리적 사고가 요구된다.
필자의 오랜 컨설팅경험에 의하면, 대개 일을 올바르게 하는 경영자와 관리자는 많지만, 옳은 일을 하는 훌륭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바람직한 정책 결정과 성공적인 정책집행을 위하여는 정책의 채택단계에서부터 어떻게 정책에 대한 지지를 확보할 것인가를 심사숙고하고 이를 위해 정책의 타당성, 정당성, 타 정책과의 조화 등을 고려한 고품질의 정책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고품질의 옳은 정책을 올바르게 집행하는 것만이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 이젠 이 지겹고 힘든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국민은 마음만이라도 편안한 정치를 보고 싶다.
/이세광 콘테스타컨설팅 대표·한국조직문화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