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에 더 이상 기울어진 운동장은 없다. 다가오는 6·1지방선거에서 안성시장 선거는 진보와 보수 간 팽팽한 구도 속에 치열한 진검 승부가 예고된다.
안성은 과거 보수 불패의 신화를 가진 경기도 내 대표적인 보수 텃밭이었지만 촛불 정국을 기점으로 진보 진영의 강세가 두드러지며 정치적 지형변화가 급격히 이뤄졌다.
더불어민주당은 2018년 안성시장 선거와 2020년 국회의원 총선거 및 안성시장 재선거에서 잇따라 국민의힘을 누르고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한동안 침체에 빠졌던 국민의힘은 민주당 소속의 우석제 전 시장과 이규민 전 국회의원이 잇따라 선거법 위반으로 직을 상실하면서 지역 민심이 다소 흔들린 틈을 놓치지 않았다.
대선 이재명 후보 득표 더 높았지만
같은날 국회의원 재선거 국힘 54%
민주 김보라-신원주 후보 경합할듯
국민의힘은 과거 지역 내 정치권력을 장기간 독점하면서 보수세력에 대한 염증을 느낀 시민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자세를 낮추고 체질을 개선했다.
이로 인해 3월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진 안성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국민의힘 김학용 후보가 54%의 득표율로 압승을 거두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안성지역 대통령선거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후보보다 2%p 높은 득표율을 보였기에 안성시장 선거의 결과는 어느 한쪽의 우위를 쉽게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재선을 노리는 김보라(53) 시장과 온화한 카리스마를 무기로 가진 신원주(64) 안성시의회의장이 경합을 벌일 예정이다.
다만 현직 프리미엄을 가진 김 시장의 아성을 신 의장이 무너뜨리기가 쉽지 않은 형국인데다 민주당이 여성공천 할당제를 실시할 예정이어서 김 시장 측은 내심 단수공천도 기대하고 있다. 신 의장은 김 시장보다 상대적으로 지지세가 떨어지는 현실을 인지하고 자신의 지역구인 동부권을 중심으로 지지세 결집을 통한 역전을 노리고 있다.
보수 6명 후보군 난립 공천 '각축전'
내달 초 컷오프·후보군 압축해 경선
반면 이번 선거에서 설욕을 다짐하고 있는 국민의힘은 총 6명의 후보군이 난립해 당내 공천을 받기 위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현재 국민의힘에서 출마를 선언한 인물은 이영찬(54) 전 안성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과 천동현(57) 전 경기도의회 의원, 유광철(54) 시의회 의원, 권혁진(59) 전 시의회 의장, 김장연(56) 전 보개농협 조합장, 이창선(53) 경기도당 대변인 등이다.
지역정가에서는 이 전 위원장과 천 전 도의원의 양강구도 속에 유 시의원과 김 전 조합장이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시장 재선거에서 다수의 후보군들이 출마해 선거 직전까지 공천경쟁을 벌이다 자멸했던 전례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 다음달 초에 컷오프를 실시, 후보군을 2~3명으로 압축한 뒤 경선을 진행해 이른 시일내 후보 결정과 함께 내홍을 수습하고 본선을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이 밖에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양강 구도에 균열을 줄 수 있는 정의당과 진보당 등 군소정당에서도 시장 선거 출마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안성/민웅기기자 m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