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체육회 사무처장을 비롯한 주요 보직에 공백이 생겼지만, 도체육회가 채용절차를 밟지 못하고 있다. 그간 경기도 공공기관 통합채용을 통해 신입 직원을 채용해왔지만, 통합채용기관에서 제외된 데다 가뜩이나 부족한 살림에 채용절차 관련 예산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도체육회의 정상 운영이 위협을 받는 상황이다.
27일 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2월 '경기도 출자·출연 기관의 운영에 관한 기본조례'가 개정되면서 도체육회가 도의 출자·출연기관에 준하는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게 되자 이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
개정안으로 삭제된 주요 내용(제16조)은 '도가 자본금 또는 재산의 4분의 1 이상을 출자 또는 출연한 기관 중 법에 따라 지정 고시되지 않은 기관이나 도가 해당 기관 예산의 2분의 1 이상을 보조하고 있는 기관에 대해서는 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 경영실적 평가, 기관의 운영 등의 사항을 출자·출연 기관에 준해 실시할 수 있다'고 규정한 부분이다.
당시 도의회에선 도의 출자·출연 기관이 아닌 도체육회 등의 기관에 경영평가를 실시하도록 하는 것이 과도한 행정력 낭비인 데다 상위법인 지방출자출연법에 어긋날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결국 제16조는 삭제됐다.
별도 예산 편성되지 않아
자체 고용하려니 큰 부담
결원 생길 때마다 악순환
이에 도체육회는 도의 경영평가는 받지 않게 됐지만, 신입 직원 채용에는 문제가 생겼다. 조례개정 이후에는 도의 출자·출연 기관에 준하는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게 되니, 도의 공공기관 통합채용 제도에 들어가지 못하고 자체 채용을 해야 하는 것.
도체육회 입장에서는 통합채용을 통한 직원 채용이 보다 효율적이고 별도의 비용 부담도 크지 않았지만, 이제는 기관 자체적으로 채용을 진행해야 하다 보니 별도의 재원 마련을 해야 한다.
기관 특성상 일반 기업처럼 자체 시스템으로 채용해서도 안 되고 반드시 외부 전문기관을 거쳐 채용의 공정성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채용절차를 미뤄둘 수밖에 없다.
도체육회 관계자는 "올해 신입 직원 채용을 진행할 예정인데 여러 용역 업체에 문의해보니 최소한 수천만 원 이상의 비용이 필요하다는 견적을 받았다"며 "별도의 예산이 편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채용에 대한 비용 부담이 상당하고 결원이 생길 때마다 치러야 하는 비용이라고 생각하면 여러모로 채용을 미룰 수밖에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도는 이 같은 도체육회의 어려움을 알고 있지만, 통합채용을 실시할 근거 조항이 없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공공기관 통합채용은 경기도 출자·출연기관 조례에 따라 하고 있는 제도인데 조례 개정으로 도체육회가 통합채용 기관에서 빠져있어 통합채용을 실시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