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나도 이재명 계승, 李심은 어디로?'
차기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를 향한 더불어민주당 예비주자들 간의 구애 경쟁이 시간이 갈수록 더 노골화되고 있다.
조정식 "10여년간 같이 일해왔다"
염태영, 이 전 지사와 공통점 강조
경기도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한 조정식 의원은 28일 기자회견에서 "시흥에서 이 전 지사가 출마하게 된다면 지지세력을 기반으로 판이 커질 것"이라며 자신의 지역구인 시흥을에 출마해줄 것을 제안했다.
조 의원이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로 결정되면 다음달 30일까지 국회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시흥을 지역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도 치러야 한다. 사실상 이 지사에게 지역구 승계를 부탁한 셈이다.
조 의원은 "이 전 지사가 시흥을에 출마한다면 경기도뿐 아니라 수도권에서 함께 승리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간 SNS를 통해 이 전 지사와의 연결고리를 노출해 온 조 의원은 이날 이 전 지사 시절인 민선 7기 경기도지사직 인수위원장을 지낸 경력을 강조하며 "2018년 이 전 지사와 함께 민선7기를 준비했고 10여년 간 같이 일해온 사람이 바로 나다. 이재명의 경기도를 지키겠다"고 출마의 변을 밝히기도 했다.
조 의원뿐만 아니라 범 민주당 후보군 모두가 '이재명'과의 인연을 선거 핵심전략으로 내세우며 이(李)심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앞서 지난 21일 출마선언을 한 염태영 전 수원시장은 선거 슬로건을 '경기도의 이재명! 경기도의 자부심! 염태영이 지킵니다!'로 정했다. 3선 수원시장을 지낸 염 전 시장은 성남시장을 지낸 이 전 지사의 경력에서 공통점을 강조하고 있다.
염 전 시장은 SNS를 통해 "저의 핵심메시지는 '경기도는 여의도가 아니다'라는 것"이라며 "2015년 5월 당시 이철희 소장이 경향신문 칼럼에서 '이재명 성남시장과 염태영 수원시장은 민생정치의 상징'이란 말을 했다"고 말했다.
조정식, 안민석 등 함께 거론되는 경기도지사 후보군이 국회의원이라는 점에서 자치단체장 출신인 자신과 이 전 지사를 공통으로 묶는 차별화 전략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안민석 인터뷰서 '15년 지기 친구'
김동연도 이 전 지사와 소통 밝혀
오는 31일 공식 출마선언을 예정한 안민석 의원도 그간 여러 인터뷰에서 공공연히 '이재명의 15년 지기 친구'를 앞세우고 있다.
안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전 지사의 향후 정치 행보를 언급하며 "2년 후 종로 출마 정도면 이재명이란 정치인 덩치도 더 키우고 국민적 기대가 요구하는 국가지도자로 숙성되는 경로를 거칠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특히 조 의원과 달리 "백의종군하면서 헌신하는 모습, 지방선거에 기여해 많은 후보들에게 도움을 줘 지방선거 성과를 내는데 헌신하는 것이 적절한 역할이라고 보고 5월 조기 등판론보다 백의종군하시라는 말씀을 (이 전 지사에게)드리고 있다"고 여전히 소통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주 중 출마 여부를 명확히 밝힐 것으로 보이는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도 안 의원과 같이 매체 인터뷰와 SNS를 통해 정치교체에 대해 이 전 지사와 소통하고 있음을 거듭 밝혔다.
문제는 과연 이 전 지사의 마음이 어디로 향하느냐다.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 내) 모든 후보가 이 전 지사만 바라보고 있고, 다들 대선 과정에서 헌신해준 것이 있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 한 후보에게 쏠림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경선 후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공지영·손성배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