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발 방향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있었던 김포한강시네폴리스 일반산업단지(2021년 7월29일자 8면 보도=10년 부침 김포시네폴리스, 영상산업 시대에 뒤처지나)에 첨단복합시설을 조성하는 협약식 현장에서 사업지를 지역구로 둔 김주영 국회의원이 제동을 걸고 나서 지역 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협약을 주도한 정하영 김포시장과 김 의원이 같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라는 점에서 이례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30일 김주영 의원실과 시 관계자 등에 따르면 김 의원은 전날 김포시·김포도시관리공사·(주)한강시네폴리스개발·스마일게이트자산운용(주) 4자 간 데이터센터·메타버스창업지원센터 조성 양해각서(MOU) 체결식에서 사업 내용을 강하게 문제시했다.
김 의원은 데이터센터 설립으로 인한 전력수급 불안정, 고용창출 효과 미미 등을 지적하면서 지역경제 기여도에 의문을 제기했다.
협약식서 지역경제 기여도에 의문
데이터센터 전력수급 불안정 지적
주도한 김포시장과 같은당 ‘이례적’
김 의원 측은 정치적인 해석에 선을 그으면서도 사업에는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전력을 잡아먹는 하마인 데이터센터는 우리가 유치하고 반겨야 할 시설이 아니다. 시민에게 꼭 필요한 병원 유치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시네폴리스라는 노른자위에 첨단산업으로 포장돼 들어설 데이터센터가 김포 경제에 얼마나 기여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데이터센터는 냉방 등에 전기를 엄청나게 소모하는데 변전소를 건립하기 힘든 조건인 김포는 지금 전기가 부족해 배수펌프 용량도 마음대로 증설하지 못하는 등 시 전역에 전력수급 문제가 심각하다"며 "시네폴리스에 변전소를 지으면 이 데이터센터가 절반은 잡아먹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의원실의 또다른 관계자는 "공사할 때 건설인력을 채용하는 정도면 몰라도 데이터센터는 직접 고용이 많을 수 없는 구조"라며 "장기동에 들어와 있는 데이터센터만 봐도 저게 무슨 건물인가 싶은 것들이 시내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함께 조성한다는 메타버스창업지원센터나 AR·VR 시설 등은 시민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안 될 것"이라며 "극히 일부에 그 같은 시설을 채워넣는 걸 '첨단복합시설'이라 칭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데이터센터와 같은 이익추구시설이 들어올 때는 그 이상 시민들에게 돌아갈 혜택, 공공적 이익을 확보해야 한다"며 "김주영 의원은 김포 발전에 도움되는 산업이 무엇일지 깊이 있게 고민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지난 2020년 김포시가 경희대병원 유치발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지역구 김주영 의원에게까지 내용을 비공개해 불편한 기류가 형성된 적이 있다"며 "이번에는 사업상 문제점이 명확하게 보였기 때문에 김 의원이 그냥 넘어가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시는 시네폴리스 사업 완료 후 3만7천526명의 일자리 창출과 7조8천952억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