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출마를 공식화하자 이미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이 작심 비판에 나섰다. 유 전 의원이 경기도와의 인연이 부족해 출마에 명분이 없고, 도지사를 대선 진출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함 "주소변경 마감 하루 남겨 발표
연고 없어 '그저 인기투표' 변질"
국민의힘 후보 중 처음으로 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함진규 전 의원은 31일 유 전 의원에 대해 "경기도지사 선거에 나서면서 선거법상 주소지 변경 일자를 하루 남겨두고 출마를 발표하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이재명 전 지사처럼 결국 유승민 전 의원도 도지사를 대통령 출마를 위한 발판으로 생각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도지사에 출마하려면 4월 1일까지 경기도로 전입신고를 마쳐야 하는데, 법정 시한을 하루 앞두고 출마를 발표한 것에 대해 지적한 것이다.
그는 "아무런 연고도 없는 후보가 와서 출마를 선언하는 것은 경기도를 그저 인기투표장으로 생각하는 행위"라며 "경기도 발전을 위해 공약에 치중해야 할 선거가 인기투표로 변질돼 도민들의 상실감이 클 것이다"고 말했다.
심 "명분·왜 설명 못해… 권력욕"
지역 정가도 '경선서 검증' 목소리
지난 17일 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심재철 전 의원도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게 명분인데, 유 전 의원은 왜 경기도지사를 하려는 거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 결국 권력욕만 바라보고 출마에 나선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역정가에서도 명분 없는 출마라는 비판이 큰 만큼 경선을 통해 도민들에게 검증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정치적 고향, 지역구 등 아무런 연고가 없는 유 전 의원이 도민들에게 선택을 받으려면 반드시 경선을 통해 철저히 도지사 후보로서 적합한지 검증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유 전 의원은 YTN 방송에 출연해 "국회의원 4선을 하며 세웠던 많은 정책이 경기도에 그대로 적용되며 도민들에게 도움을 드렸다"며 "당이 정하는 룰을 따르고 치열한 경선을 거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