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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술을 좋아하는 풍운의 정치 전문기자의 촉으로 풀어보는 지방선거】

3·9대선이 끝나자마자 6·1지방선거전이 불붙기 시작했습니다. 3월 31일 대선주자급인 김동연 새물결 대표와 국민의힘 유승민 전의원까지 가세해 기존 도내 정치인들과 맞붙는 대진표가 결정되면서 경기도지사 선거가 최대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4월 1일 오늘은 만우절. 제가 쓰고 있는 이 기사가 거짓이 아니길 기대하면서 도내 정치권 상황을 풀어 보겠습니다.

'전운' 감도는 대선 연장전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이뤘으나 경기도 선거에서 5.3% 포인트 차로 패해 '설욕전'을 벼르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대선 결과에 고무돼, '안방'을 내줄 수 없다며 저마다 경쟁력 있는 후보들이 뛰어들고 있습니다.

어제(3월 31일) 김동연 새물결 대표가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하면서 기존의 조정식·안민석(이상 5선) 의원과 염태영 전 수원시장 등 4파전 구도를 만들었습니다.

국민의힘도 대선주자였던 유승민 전 의원이 장고 끝에 출마를 결심했습니다. 전직 5선의 심재철 전의원과 함진규(재선) 전의원 등 3명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입니다. 이변이 없으면 3파전이 예상됩니다.

다른 지역에 비해 경기도가 가장 치열한 선거가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단 대선 연장전 성격이 강합니다.

여기에 대선 주자인 김 대표와 유 전 의원의 '빅매치'가 성사될지, 아니면 지역 정치인들의 텃새에 눌려 찻잔 속의 '미풍'에 그칠지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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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물결 김동연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1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2022.3.31 /국회사진기자단
 

김동연 "모든 것을 걸겠다" 경선 룰 논쟁 돌파가 과제

김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와 손잡았다. 반드시 이기는 선거를 하겠다"며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그가 후보로 확정되기 위한 남은 변수는 경선 통과 여부입니다.

당헌·당규로 정해진 권리당원 50%, 일반 국민 50%로 돼 있는 경선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느냐가 첫 과제이지요.

먼저 출사표를 던진 조정식·안민석 의원, 염태영 전 수원시장 등과 현행 비율로 붙었을 때 이기기는 쉽지 않은 구조입니다.

그래서 경선룰 변경을 요구하고 있지요. 국민여론조사 100%를 희망하는 듯합니다.

그러나 당권파인 기존 주자들이 쉽게 양보할까요. 그들은 당원의 권리를 주장하며 현행 공천시스템을 원하고 있습니다.

논쟁이 확산되다보면 충돌이 불가피한 사정입니다.

서로 이재명 마케팅을 하지만 경선 룰 만큼은 변경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선수가 경기를 정할 수 없듯이 링에 갓 오른 김 대표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지난 대선에서 정치교체와 국민통합을 명분으로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 김 대표에게도 선수로 뛸 수 있는 명분을 주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따라서 룰 변경 가능성이 개진되고 있기도 합니다.

당 지도부가 경기도를 전략 지역으로 지정하면 현행 당원과 국민 비율을 조정할 수 있다고 합니다.

문제는 나머지 주자들이 이런 조정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김 대표를 위한 룰 세팅을 해야 할 이유도 없고, '이재명'을 도왔다는 이유만으로 그를 위한 무대를 만들 수도 없을 겁니다. 그렇다고 이재명 전 후보가 나설 수도 없는 일입니다.

반발로 잡음이 커지면 부메랑이 돼 경선 흥행은커녕, 판이 깨질 수도 있는 상황이지요.

그래서 이번 주말부터 서로 홍보전을 펼칠 것으로 보이는데 누가 기선을 잡을지 주목됩니다.

참고로 경기도는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전 후보가 50.94%를 얻어 윤석열 당선인(45.62%)을 5.32%p 차로 이긴 지역이어서 룰 세팅에서 서로 안 밀리려고 격한 논쟁이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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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전 의원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경기도지사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2022.3.31 /국회사진기자단
 

유승민 "모든 역량 경기도에 바치겠다" 무연고·배신 프레임과의 전쟁

유 전 의원 역시 정치 생명을 다 걸고 경기도와 대한민국을 위해 바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23년째 정치 한복판에서 바람과 서리를 맞으며 키운 모든 역량을 경기도와 대한민국을 위해 바치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보이더군요.

그가 거물급인 데다 합리적 중도 보수 성향의 경제통이라는 점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많이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경기도와는 태생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별 인연이 없는 대구·경북 '적통'입니다.

당내에서는 기존에 나와 있는 심재철·함진규 전 의원의 경쟁력을 의심하는 사람이 많아 '차출론'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지만, 승리를 낙관할 수 있다고 볼 수는 없다는 인식도 많습니다.

대선에 2번 출마해 인지도가 높지만, 그 자신에 대한 평가는 '미래형'이라기 보다는 스스로 "대선에 실패하면 정계 은퇴를 하겠다"고 한만큼 '정리형' 정치인이라는 약점이 있습니다.

그의 출마선언에 심재철·함진규 전 의원은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경선이 당연하지만,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구원'이 깊어 친박계의 강한 거부감을 어떻게 극복할지 주목됩니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다는 조사 결과도 있지만, 끊임없이 '미래형' 후보를 배출해야 승산이 있다는 당내 목소리도 그가 극복해야 할 과제입니다.

유 전 의원을 지지하는 쪽에선 어차피 보수 지지층은 따라올 것이고, 중도표를 많이 가져올 수 있는 유 전의원이 '확장성'면에서 낫다는 평을 합니다. 아울러 그가 설사 낙선하더라도 지방선거의 특성상 '줄 투표' 성향이 있어 기초단체장 후보들의 득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카드라는 거죠.

어쨌듯 유 전의원의 출마 선언으로 당내 공천 윤곽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가 출사표를 던지는 과정에 윤 당선인과 교감을 나누지 못한 점은 아쉬운 대목입니다.

윤 당선인이 선뜻 유 전 의원에게 손을 내밀지 않았다는 것은 당내 이준석계를 의식했거나, 경선 때 쌓인 앙금이 풀리지 않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또한, 당내 '친박계" 의원들의 반감이 작용했을 수도 있어 앞으로 경선구도에도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할 대목입니다.

가뜩이나 윤 당선인은 박 전 대통령의 달성 사저 방문을 준비하고 있는데, 유 전의원의 거취와도 관계를 짓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래서 윤 당선인 주변과 친박계에선 윤 당선인 대변인을 맡은 김은혜 의원의 차출설과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경선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의 경기도지사 경선은 대선주자급인 김 대표와 유 전의원의 출연으로 당분간 그들이 모든 선거 이슈를 끌어안는 블랙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