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아시아 최초의 화물 전용 공항이 개항해 시범 운영에 돌입하면서 경쟁 관계에 있는 인천국제공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중국 후베이성 어저우(鄂州)에 있는 화후(花湖) 공항이 지난달부터 시범 운영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6월 공식 개항할 예정인 이 공항은 아시아 최초 화물 전용 공항으로, 2030년까지 연간 300만t 규모의 화물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인천공항은 지난해 330만t의 화물을 처리하면서 국제화물 기준 세계 2위를 기록했다. 이 중 중국 물동량은 60만t 안팎으로 2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한다.

중국에서 인천공항으로 환적해 미국이나 유럽으로 향하는 화물도 많다. 인천공항의 환적화물 비중은 전체의 40% 정도인데, 환적 화물 다수가 중국에서 인천공항을 거쳐 제삼국으로 가고 있다. 


후베이성 화후공항 6월 공식 개항
'환적 화물' 직접적 영향 받을 수도


인천공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상황에서 중국이 항공 운송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인천공항이 가진 허브 위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환적화물과 중국에서 인천항·인천공항을 거쳐 미국·유럽으로 가는 '씨앤에어(Sea&Air)' 화물 등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중국은 후베이성 일대 공장에서 수출하는 물량을 전용 공항을 통해 수출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며 "화후 공항이 운영을 시작하면 시장 변화 등을 조사해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이다. 다만 단기간에 변화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여객 부문 베이징 다싱공항도 '경쟁'

여객 부문에서도 중국은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하늘길을 차지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중국은 2019년 베이징에 연간 1억명을 수용할 수 있는 다싱 공항을 개항했다. 다싱 공항 여객터미널은 단일 터미널로 세계 최대 규모다.

다싱 공항은 개항 이후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아직 국내선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국제선 운항을 확대한다는 방침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인천공항과의 허브 경쟁은 불가피하다는 게 항공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한국항공대 이윤철 교수는 "중국이 항공 분야 투자를 강화하면서 동북아 허브 경쟁에 나서고 있다"며 "인천공항은 인천항과 가깝다는 장점이 있고, 아직 선두 공항으로서 위상을 가지고 있다. 항공 부문은 연결성이 중요한 만큼 선두 공항으로서 경쟁 공항에 대비한 전략을 빠르게 수립·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