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부가 결혼식장에 입장하기까지 혹은 대통령이 취임식장 단상에 오르기까지 온갖 시련과 난관이 있었다. 이들은 지금까지 모든 어려움을 극복해 왔다. 이제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결혼은 남녀가 사랑해서 또는 사랑하기로 약속해서 성립한다. 그러나 현실은 당사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양가의 축복 속에 출발하는 케이스도 있지만, 부모가 반대하는 결혼도 적지 않다. 자신의 자녀가 또는 자기 자신이 손해라는 생각 때문이다. 이들은 상대측이 자신보다 처진다고 여긴다. 경제력, 학벌, 외모, 종교 등 모든 면에서 비교한다. 결혼의 성립은 당사자간의 사랑 하나로 충분하지만 반대의 이유는 수십 가지가 된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서로 사랑한다는데. 사랑에 무슨 이유가 있겠는가. 부모가 반대해도 두 사람은 결혼한다. 자식 이기는 부모는 없는 법이다. 마지못해 허락하지만 속으로 '어디 잘 사나 두고 보자'는 마음을 갖고 있으면 곤란하다. 며느리와 사위는 다 알고 있다. 자녀의 결혼이 깨지기를 바라는 부모는 없다. 인간은 어리석고 부족하다. 자식의 배우자와 그 가문이 부족해보여도 거기서 거기다. 자식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행복을 바란다면 그들의 결정을 존중하고 지지해야 한다. 자녀의 불행은 곧 부모의 불행이다. 부모 자신의 노후를 위해서도 자녀의 행복이 대단히 중요함을 깨달아야 한다.
이념·계층 등 우리사회 분열 극심
갈등 해소는 모든 정치인의 과제다
취임식을 앞둔 당선자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이번 선거는 근소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었다. 낙선 후보를 지지한 사람은 승복하기 힘들 것이다. 여기에는 현(現) 권력의 문제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상 가장 적은 표차'로 당선되었음을 강조했다. 그의 대변인은 대국민 메시지 발표 도중 눈물을 흘렸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말로는 축하하지만 속마음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웅변적으로 보여준다. 국민들은 모두 다 알고 있다.
승복하기 어렵고 힘들어도 새 대통령의 시간은 시작된다. 비호감 선택의 결과이든, 간발의 차이든 그것은 더 이상 논란이 될 수 없다. 선거결과에 불복하는 정치를 국민들은 용납하지 않는다. 선거는 민의(民意)의 반영이다. 정치권은 새 대통령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아니 최소한 방해는 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어른의 자세다. 새 대통령의 실정(失政)을 바란다면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요원하다. 노회한 정적(政敵), 부패한 정당은 그럴 수 있다. 그들은 국민을 세뇌시켜 볼모로 이용한다. 선거는 끝났다. 모든 국민들이 한마음으로 대한민국의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 새 정부가 성공해야 우리의 삶이 나아진다. 미래를 살아갈 우리 자녀들에게 희망이 생긴다. 그러나 '○빠'식의 지지는 곤란하다. 이유도 까닭도 묻지 않는 진영논리는 결국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 우리 사회의 분열은 극심하다.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대한민국 공동체의 존속 여부를 걱정할 정도다. 이념, 지역, 계층 그리고 다른 여러 가지 이유로 나뉘어져 있다. 서로 자신의 진영에 파묻혀 맹목적으로 상대방을 미워하고 비난한다. 분열과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 모든 정치인의 과제다. 새 정부도 예외는 아니다. 정치권, 언론, 유권자 모두는 새 정부가 안착될 때까지 소모적이고 불필요한 비판은 지양해야 한다. 그것이 허니문 기간의 배려다.
정치권·언론 새정부 안착될때까지
소모적이고 불필요한 비판 지양하고
당선인도 지지 안한 국민 기억해야
당선자에게도 감히 당부하고 싶다. 모든 후보자들은 부족함이 많았다. 그럼에도 국민은 당선자를 선택했다. 당선자를 지지하지 않은 사람도 적지 않았다는 것을 기억하기 바란다. 정치인에게는 국민이 고객이다. '월마트' 창업자인 샘 월튼의 말은 당선자에게도 유효하다. '1)고객은 항상 옳다. 2)고객이 틀렸다는 생각이 들 때는 1)번을 다시 확인하라'.
새 봄에 결혼하는 모든 부부들의 행복과 건강을 기원한다. 아울러 새로 출범하는 정부에 대한민국의 희망을 걸어본다.
/이영철 협성대 미디어영상광고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