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탁물가가 비상이다. 이집트, 스리랑카 등은 이미 식량난을 겪고 있다. 아프리카의 식량난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값싼 우크라이나 밀에 의존하던 나라들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애그플레이션 조짐마저 보인다.
여기에 탄소중립, 석탄과 천연가스 수급 문제로 비료 값이 천정부지로 올라 올해 옥수수 수확량이 예전 같지 않을 전망이다. 또 세계 4대 콩 수출국이었던 에콰도르가 자연재해로 콩을 수입해야 할 처지가 됐다. 미국과 무역분쟁을 겪는 중국이 브라질에서 콩을 대량으로 수입하자 콩이 부족해진 브라질이 미국산 콩을 수입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옥수수·밀·콩 등 곡물 수급은 물론 석유·천연가스·니켈·시멘트 같은 에너지와 원자재도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 경제도 우려된다. 3월 수출이 634억8천만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수입액도 27.9% 늘어난 636억2천만 달러로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섰다. 에너지 등 원자재 값의 상승이 원인이라 하지만, 배후에 인플레이션이 숨어 있다. 수출입에 모두 인플레이션의 영향이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원전 대신 천연가스에 의존하던 전력생산이 천연가스 가격 상승으로 한전의 적자폭이 더 커졌다. 전기요금의 인상이 불가피한 것이다. 전기요금의 인상은 가계 부담의 문제를 넘어 산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커서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이다.
가계부채나 기업부채도 만만치 않아 안철수 인수위 위원장은 배드 뱅크를 언급했다. 부실한 부채들을 떠안는 부실채권전담은행을 설립하여 부채를 정부가 떠안으려는 것이다. 설상가상 소상공인 피해지원을 위한 50조원의 추경을 언급하고 있다. 세입세출의 조정과 혁신적이고 뼈를 깎는 노력이 없이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인수위는 성인지 감수성 교육관련 예산 등을 과감하게 삭감하여 정부 부담을 줄이겠다고 하나 국회의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고, 여성계의 반발도 큰 변수다.
새 정부 최대 화두는 무조건 경제다. 식량과 원자재 확보에 사력을 다해야 하고, 인플레이션과 애그플레이션에 물가도 잡아야 한다. 경제가 가장 큰 문제다. 특히 식탁물가 만큼은 꼭 잡아야 한다. 정치적 계산과 논공행상 다 내려놓고 경제에 혼신을 다해야 한다.
/조성면 객원논설위원·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