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학생 인터넷 주문한 헬륨가스 마시고 질식사

인천소방본부./인천소방본부 제공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중학생이 헬륨가스를 흡입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주의가 요구된다.

인천소방본부는 지난 5일 오후 5시 50분께 인천 남동구의 한 아파트에서 A(13)군이 봉지를 뒤집어쓴 채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고 6일 밝혔다.

외출했다가 귀가 후 A군을 발견한 부모는 "아들이 비닐봉지를 얼굴에 뒤집어쓴 채 쓰러져 있다"고 119신고를 했다. A군은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경찰은 A군이 헬륨가스를 다량 흡입해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타살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헬륨가스 판매 업체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량 흡입하면 뇌 손상되는 물질
경찰, 판매 업체에 사고경위 조사

장식용 풍선 등에 주로 사용되는 헬륨가스는 소량 흡입했을 때 목소리가 우스꽝스럽게 바뀌어 TV 예능 프로그램이나 유튜브 영상에서 개그 소재로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헬륨가스를 한꺼번에 다량 흡입했을 경우 혈류장애를 일으키거나 산소 부족으로 인해 뇌가 손상될 우려가 있다.

이러한 위험성이 있는데도 성인들은 물론 아이들까지 인터넷이나 생활용품 전문점에서 헬륨가스를 쉽게 구할 수 있다. 한국가스안전공사 관계자는 "헬륨가스를 판매하거나 유통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관리 지침이 있지만, 사용자에 대해선 지침이 따로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소방당국 관계자는 "헬륨가스를 사용 중에 두통, 어지러움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사용을 중단하고 신선한 공기를 마셔야 한다"며 "만약 의식이 떨어진다면 실외로 환자를 옮기고 곧바로 119신고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변민철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