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 이게 뭐야? 미술관에 온 것 같네."
6일 방문한 수원 갤러리아백화점 광교점 12층. 이날부터 전시된 비디오작가 백남준의 작품 'TV 물고기'가 라운지를 지나는 방문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화려하게 송출되는 TV화면 앞에서 헤엄치는 물고기 모습에 방문객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전시를 바라봤다. 휴대폰으로 작품을 담는 이가 있는가 하면, 친구에게 "예전에 키웠던 물고기 같다"라며 추억을 회상하는 이도 있었다. 어린 자녀와 함께 온 부모는 아이를 품에 안고 가까이서 물고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TV 물고기는 24개의 어항과 24개의 텔레비전이 중첩 설치된 작품이다. 백남준 탄생 90주년을 맞아 갤러리아 광교점과 백남준 아트센터가 협업해 전시를 하게 됐다. TV 물고기가 용인 백남준 아트센터를 떠나 외부에서 전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첫 외부전시인 만큼 상징적인 물고기도 함께 출장을 왔다. 백남준 아트센터에서 2008년부터 TV 물고기 전시에 참여한 '아스트로노터스'다. 용인에서 수원까지 온 물고기는 아스트로노터스 뿐이라는 게 전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혼자서 어항을 지키는 아스트로노터스 옆에는 구피 등 어항별로 각기 다른 물고기가 떼지어 헤엄을 치고 있었다. 바닷속을 헤엄치는 물고기, 춤을 추는 듯한 사람의 모습 등 화면이 바뀌는 텔레비전 화면 앞에서 살아있는 물고기들이 유유자적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어항이 하나의 TV가 되고, TV가 하나의 어항이 되는 듯한 풍경이었다. 팸플릿을 통해 증강현실(AR) 전시가이드를 이용할 수 있는 점도 색달랐다.
스마트폰으로 'Artivive' 앱을 다운한 뒤 카메라로 작품 이미지를 비추자 AR동영상이 시작됐다. 실제로 전시를 관람하는 듯 화면을 터치하면 작품 설명을 볼 수 있었고, 동영상을 별도로 저장할 수 있다는 점도 이색적이었다. 전시는 오는 9월 25일까지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