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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이 임박한 상황에서 코로나19에 확진된 베트남 이주여성이 가천대 길병원 의료진의 도움으로 무사히 건강한 아이를 낳았다. 길병원은 또 설립자인 가천대 이길여 총장이 2020년 국제라이온스협회가 수여하는 '인도주의상'을 수상하며 받은 상금 3억원을 길병원에 봉사 기금으로 기탁한 것을 계기로 창단한 '가천메디컬라이온스클럽' 후원금으로 이 가정의 치료비 등을 전액 지원했다./길병원 제공

격리·치료 등 의료비도 전액 지원
갑작스러운 진통 길병원 응급실 이송

출산을 코앞에 두고 코로나19에 확진된 베트남 이주여성이 가천대 길병원에서 무사히 아이를 낳았다.
　
하지만 이 가정은 격리와 검사, 치료 등에 들어가는 적잖은 금액의 의료비를 감당할 수 없는 처지였다. 딱한 사정을 알게 된 길병원은 인도주의 봉사활동을 펼치기 위해 창단한 '가천메디컬라이온스클럽'의 후원금으로 이를 전액 지원했다.
인천 연수구에 사는 베트남 이주여성 A(30)씨는 지난달 23일 기침 등의 증상이 생겨 남편 B(35)씨와 함께 코로나19 검사를 해 확진판정을 받았다. 28일 출산예정일을 앞두고 있던 A씨 부부는 뱃속 아이를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확진 다음날인 24일 갑자기 진통이 시작된 A씨는 집 근처 다니던 병원을 찾아갔다. 하지만 코로나19에 확진된 A씨의 출산을 도울 수 없었던 해당 병원은 그를 가천대 길병원에 의뢰했다. 길병원 응급실로 이송된 A씨는 다행히 이튿날인 25일 3.07㎏의 건강한 아들을 자연분만으로 출산할 수 있었다.
A씨 부부는 코로나19 확산과 임신으로 자국으로 돌아가지 못해 미등록 외국인 신분으로 국내에 남아있던 상태여서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었다. 이주민 노동자 지원 단체의 도움으로 집 근처 산부인과에서 진료를 보면서 출산에 필요한 돈은 마련해 두었지만, A씨의 확진으로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하게 되면서 의료비가 만만치 않게 나올 상황이었다. 

미등록 외국인 신분 건보 혜택 못받아
퇴원 후 직접 쓴 손편지로 감사 전해

확진된 임신부에게서 태어난 아기도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집중치료실에서 치료와 검사를 받아야 했다. A씨 부부는 외국인 기준 약 700만원의 의료비를 부담해야 할 처지였던 것이다.
길병원은 A씨 부부를 '가천메디컬라이온스클럽' 치료비 지원 대상으로 정했다. 이 클럽은 가천대 길병원 설립자인 가천대 이길여 총장이 2020년 국제라이온스협회가 수여하는 '인도주의상'을 수상하며 받은 상금 3억원을 길병원에 봉사 기금으로 기탁한 것을 계기로 창단한 조직이다. 흉부외과 박국양 교수를 단장으로 의사와 간호사 등 병원 임직원들이 회원으로 활동하며 국내외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등의 치료비를 지원하고 있다.
아들의 정기검진을 위해 지난 6일 길병원을 방문한 A씨는 정성스럽게 쓴 손편지로 의료진 등 임직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편지에 '다니던 병원에서 출산이 안 된다고 해 길병원에 실려올 때는 아기에게 이상이 생길까 봐 두려움에 떨었다'면서 '치료비를 전액 지원해주신 병원 관계자분들, 건강하게 낳을 수 있도록 해주신 의료진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고, 은혜 잊지 않고 살겠다'고 적었다.
한편 가천대 길병원은 코로나19 중증거점전담병원으로서 지난해 7월 이후 올해 3월까지 총 180명의 확진 임산부를 치료했다. 이 중 90명(제왕절개 80명, 자연분만 10명)은 격리 치료 중 길병원에서 건강하게 아이를 낳았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