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교육은 이제 정규교육과정에 편입해야 할 만큼 필수교육과정으로 인식되고 있다. 부부 모두 사회활동을 하는 가정이 보편화 된 요즘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은 없어서는 안 될 교육기관이다. 저출산 시대 유아교육이 오히려 더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유아교육이 이처럼 초·중·고교에 버금가는 비중을 차지하면서 유아 자녀를 둔 학부모의 관심은 유아교육의 양에서 질로 옮겨갔다. 이 때문에 현재 유아교육 현장엔 교육환경 개선과 우수교사 확보 등 교육의 질을 끌어올리려는 노력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
교원양성역량진단서 '최우수대학'
18개 시설 위탁받아 교육에 활용
이런 사정은 유아교사를 양성하는 대학도 마찬가지다. 경동대학교(총장·전성용) 양주 메트로폴캠퍼스에 개설된 유아교육과는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가장 최근인 지난해 2월 시행한 5주기 교원양성역량진단에서 최우수 대학으로 뽑혔다.
교육 여건·과정·성과 등 3개 영역 11개 항목을 양적(정량), 질적(정성)으로 평가한 결과 전 영역에 걸쳐 좋은 점수를 얻어 'A' 등급을 획득하며 교육부총리 표창을 받았다. 학과 개설 20여 년 만에 전국 최고 수준의 유아교사 양성기관으로 발돋움한 경동대 유아교육과만의 특별한 점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 현장중심교육
올해 기준 경동대 유아교육과 재학생 수는 489명이다. 이들은 대부분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교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2월 졸업생을 대상으로 대학에서 자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취업률이 85%대로 추산된다. 졸업 후 1~2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대학원 진학이나 취업으로 향한다. 임용고시에 합격한 경우라면 대부분 사립유치원, 국공립유치원에 취업해 유치원 교사가 된다. 나머지 졸업생들도 국공립·민간·직장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로 일하고 있다.
어린이집·유치원 실습 현장감 익혀
졸업생 대부분 대학원 진학·취업
주목할 점은 이들은 이미 재학 중에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상당한 실무경험을 쌓아 직무적응기간이 거의 필요 없다는 것이다. 만성 교사부족에 시달리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선 반갑지 않을 수 없다.
학생들은 3학년 때 어린이집 보육실습, 4학년 때 유치원 교육실습을 통해 일정 기간 현장에서 실무교육을 받는다. 현장감을 익히고 실무능력을 기를 수 있어 비중이 큰 교육과정으로 운영된다.
학과 관계자는 "학생들은 실습과정에서 전공 분야별 교수의 밀착지도를 받게 되고 교수들은 현장에서 학생 개개인의 특성을 살릴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실습교육은 실무능력뿐 아니라 학생들의 진로 선택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경동대는 18개 유아교육시설을 위탁받아 운영하며 학생들의 실무교육에 활용하고 있다. 위탁운영에서 얻은 경험은 학생들에게 어디서도 구할 수 없는 최신 교재가 된다.
일선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는 교사 채용 시 검증된 교사를 원하고 있고, 인기가 많아 입소가 '바늘구멍'인 대기업 직장 어린이집의 경우에는 공인된 보육교사만을 채용하고 있어 실무능력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교원양성역량진단에서 교육과정은 정성지표에 포함돼 교육의 질로 다뤄지는데 경동대 유아교육과 실습교육과정은 정성지표에서 높은 평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 멘토링 통한 소통교육
경동대 유아교육과에는 아주 특별한 행사가 있다. 졸업생 선배가 후배의 멘토가 돼주는 '너나들이' 행사다. 너나들이는 '너와 나 사이에 허물이 없다'는 뜻을 가진 순우리말이다. 사회에 진출해 먼저 자리를 잡은 선배는 후배들에게 더없이 좋은 거울이 돼 줄 수 있다.
학과에서는 선후배의 만남을 주선해 학생들에게 살아있는 진로정보를 얻는 기회를 주고 있다. 학생들은 평소 취업과 진로에 대해 품고 있던 궁금증을 속 시원히 풀 수 있어 유익하다는 반응이다. 이 이벤트는 이처럼 유대감을 넘어 직업적인 정보를 주고받는 인적 네트워크 구축의 디딤돌이 되고 있다.
후배 멘토 돼주는 '너나들이' 행사
살아있는 진로 정보 얻을 수 있어
경동대 유아교육과에서는 선배 외에 교수도 학생들에게 가장 가까운 소통창구 역할을 한다.
교수는 학생 개개인의 성적, 인성, 특성을 파악해 4년간 밀착 지도를 이어간다. 학생들에게 가장 가까운 멘토 역할을 하는 셈이다. 교수와 선배의 멘토링은 학생들에게 강의실 수업으로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는 기능을 하며 교사로서 자질을 갖추는 데 현실적인 도움의 손길이 되고 있다.
대학 관계자는 "유아교육과의 멘토링 지도는 다른 학과의 모델이 될 만큼 교육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취업률이 높은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되고 있다"고 말했다.
■ 지역사회와 유대 강화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까지 매년 가을이면 경동대 양주 메트로폴캠퍼스에서는 '한마음전'이라는 유아교육과 연중 최대 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는 경기 북부지역 어린이집·유치원에서 교육받는 유아와 아동 수백 명을 초청해 유아교육과 학생들이 준비한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을 여는 행사다.
지역사회 유아교육기관과 학생들이 가까워지는 교류의 장이 되고 있다. 모든 행사는 학생들이 주관해 그동안 교육과정에서 배운 교사로서 자질을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코로나 이전 공연·체험 '한마음전'
경기 북부 기관과 교류의 장 '눈길'
이 행사에는 지역의 국공립 유치원·어린이집과 민간 어린이집, 사립유치원 등 유아교육기관이 총망라돼 마치 경제·경영계열 학부의 '캡스톤 디자인' 행사를 방불케 한다.
유아교육기관에서는 최신 유아교육의 흐름을 읽을 수 있고 새롭거나 흥미로운 프로그램을 배워갈 수 있어 유아교육기관과 학생 모두에 유익한 행사로 자리 잡았다.
행사 후 좋은 평이 이어지자 참여 기관도 점차 늘고 지역사회에서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캠퍼스가 있는 양주시는 종합적인 역량 평가와 지역사회 평을 반영, 육아종합지원센터 운영·관리를 위탁하고 있다.
무엇보다 참여하는 학생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과제수행이 아니라 자기계발의 기회로 생각해 상당히 도움이 된다는 반응이다.
학과 관계자는 "매년 유아교육에 새로운 메시지를 던지며 지역사회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며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준비하는 과정에서 유아교육 능력을 키우고 지역사회에 공헌한다는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양주/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