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위로 올라온 여야의 화성시장 예비후보들은 출판기념회, 출마선언, 선거사무실 개소식 등 사실상 3종 세트 사전선거운동을 끝마치고 이젠 본선 출전권이 걸린 티켓을 거머쥐기 위해 속도전을 펼치며 당내 경선을 준비하고 있다.
도농복합도시 화성시는 전통적으로 보수 색채가 강했으나 동탄신도시 조성 등 택지개발에 따른 급격한 인구 증가로 진보 도시로 급격히 변모한 곳이다.
이로 인해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010년 이후 3연속으로 시장에 당선됐다.
앞선 2020년 국회의원 총선거에서도 화성지역 갑·을·병 선거구 3곳 모두를 민주당이 싹쓸이 승리했다.
지난 3·9 대통령 선거에서도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8%p 안팎 득표율 차이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따돌렸던 지역이다.
사실상 민주당 텃밭으로 인식되면서 여권 후보들은 4회 연속 시장 당선을 겨냥하고 있다.
반면에 미래 여권인 국민의힘은 대선을 터닝포인트 삼아 12년 만의 시장직 탈환을 위해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다. 국민의당과의 합당 추진 속에 전략공천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합당에 따른 경선이냐, 아니면 전략공천이냐를 놓고 치열한 수 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화성시장 선거는 임기 중에 인구 100만명(현재 94만명)을 돌파해 첫 화성 특례시장의 영예를 안을 수 있어 여야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늦어도 내년 초에는 100만 도시에 진입해 기존 특례시인 수원·용인·고양시와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지역 여건 속에 화성시장 선거를 겨냥해 도전장을 내민 출마예상자들은 민주당 6명, 국민의힘 9명, 국민의당 1명 등 16명에 달한다.
민주 6명… 서철모 시장 재선 노려
김홍성·정명근·진석범 등 경선준비
먼저 민주당에는 서철모(53) 시장이 재선고지 등정을 위해 신발 끈을 조이고 있는 가운데 김홍성(58) 전 화성시의회 의장, 정명근(57) 전 권칠승 국회의원 보좌관, 진석범(49) 전 경기복지재단 대표이사, 배강욱(62)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홍순권(65) 국무총리 자문위원 등이 당내 경선에 대비해 표밭갈이에 나섰다.
4년 전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된 서철모 시장은 현역 프리미엄을 안고 전통을 지키고 이어가기 위해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역대 화성시장 선거는 연거푸 2번씩 당선되는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서 시장은 임기 중 공약이행과 주민과의 폭넓은 대화와 소통으로 재선을 자신하고 있다. 그러나 다주택 문제는 풀어야 할 숙제이다.
이에 맞서 김홍성 전 의장은 서부지역에서 시의원 3선 관록을 내세워 동탄 등 동부권 공략에 올인하고 있다.
경기도청과 화성시에서 공직생활을 하다 정계에 입문한 정명근 후보는 탄탄한 동탄지역 민심을 업고 서부권 공략으로 경선에 임하고 있다.
배강욱 부의장은 중앙당과의 소통이란 장점을 갖고 있으며, 남부국제공항에 대해 조건부 찬성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진석범 전 대표이사는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와의 끈끈한 인연을 내세운 마케팅으로 경선을 준비 중이다. 이 전 도지사에 대한 민심을 다시 한번 받겠다는 각오이다.
가장 늦게 경선에 합류한 홍순권 자문위원은 경선 뒤집기를 준비 중으로 4년전 못다 이룬 화성발전을 위해 다시금 운동화 끈을 고쳐 매고 있다.
국힘 예비후보 9명·국민의당도 1명
수원군공항 이전 반대 '공통 목소리'
국민의힘은 후보군이 넘쳐나고 있다. 국민의당과 합당을 예고하고 있어 여권 후보 10명이 경선에 뛰어들었다.
국민의힘에는 3선 시장을 노리는 최영근(62) 전 화성시장을 필두로 윤해동(50) 화성시민회 회장, 김용(57) 경기도당 부위원장, 우재도(54) 미래정책개발원 이사장, 금종례(63) 전 경기도의회 경제과학기술위원장, 이효상(64) 경기도당 부위원장, 김정주(62) 전 화성시의회 의장, 김형남(53) 경기미래전략연구원 상임이사, 이규석(63) 전 협성대 객원교수 등 9명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합당을 앞둔 국민의당에는 구혁모(38) 화성시의회 의원이 출사표를 던져 여권의 경쟁률은 10대 1이다. 구혁모 의원은 최고위원, 전국청년위원장, 경기도당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안철수 대표의 최측근으로 알려지면서 전략공천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영근(62) 전 화성시장은 행정고시 출신으로 2005년 화성시장 보궐 선거에서 당선된 뒤 이듬해 화성시장에 당선되면서 재선에 성공했다.
이후 총선과 화성시장 선거에서 낙선했다가 12년 만에 복귀를 노리고 있다. 당협위원장직도 사퇴했다. 금종례 전 도의원과 김정주 전 의장은 도의원과 시의원이란 의정경험을 내세워 경선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화성지역 최대 이슈인 수원군공항 이전 반대에 공통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차기 여권 후보들이 어떤 묘안으로 당내 경선을 헤쳐나갈지 주목된다. 화성시장 선거에서 3연속 패전의 멍에를 뒤집어 쓴 국민의힘이 경선과정을 거쳐 어떤 후보를 내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지 지역정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화성/김학석·민정주기자 mar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