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의 한 하천에서 최근 폐수로 의심되는 파란색 물이 유입되는 현장이 포착돼 수질오염 우려 등 지역 주민들의 공분을 샀다. 이를 목격한 시민들이 부천시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시는 아직 정확한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1일 시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부천 옥길동 560의 2 일원에 있는 역곡천에서 '파란색 물감을 탄 폐수가 유입되고 있다'는 민원이 시에 접수됐다.
생활하천인 역곡천은 광명시 목감천과 서울 안양천으로 이어져 최종적으로 한강으로 유입된다. 이 현장 주변으로는 옥길지구에 들어서는 지식산업센터 조성 공사가 곳곳에서 진행 중이다.
시는 이 같은 민원이 제기되자 바로 현장점검에 나섰지만, 당시 폐수로 의심되는 물은 찾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옥길지구 내 지식산업센터 조성 공사가 한창인 만큼, 이곳에서 페인트가 섞인 물을 우수관에 버려 하천에 유입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市, 민원에 현장점검불구 원인 미상
지역 커뮤니티선 "수질오염 우려"
"철저 조사로 범인 처벌해야" 지적
이런 가운데 '역곡천 오염수 배출' 소식이 지역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지자 '시퍼런 액체를 보고 경악했다', '꼭 범인 잡아서 처벌해야 한다', '물고기들 어쩌나. 속상하다' 등 수질오염을 우려하는 주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역곡천에서 만난 김모(52·옥길동)씨는 "시에서 몇 년 전 오폐수가 흘러드는 역곡천을 자연형 하천으로 꾸며 지금은 팔뚝만 한 잉어들이 노는 깨끗한 하천이 됐다"며 "이런 곳에 폐수를 흘려보낸다는 게 화가 난다. 철저한 조사를 통해 하루빨리 원인 제공자에 대한 엄벌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는 파란색 오염수가 유입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오염수 문제에 대해서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시 관계자는 "민원이 접수된 현장 인근에는 폐수배출시설 설치신고 사업장이 없다. 현재로서는 공사장에서 버린 페인트가 우수관으로 흘러들었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미 오염수가 사라져 정확한 경위를 찾는 데 어려움이 많다"고 밝혔다.
한편 하천에 폐수를 무단 방류할 경우 물환경보전법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 처벌을 받는다.
부천/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