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정류장 유리창에 새가 부딪쳐 죽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자 관리 주체인 인천교통공사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인천지역 버스 정류장을 관리하는 인천교통공사는 도심 속 새들을 보호하기 위해 버스 정류장에 조류충돌방지 유리를 설치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해 10월5일 참새 2마리가 인천 서구 청라동의 한 버스 정류장 투명 유리에 부딪혀 죽는 일이 있었다.
앞서 같은 해 5월27일에는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 2마리가 서구 검암동의 한 버스 정류장 유리에 충돌해 목숨을 잃었다.
인천교통공사는 지난해 15곳의 버스 정류장에서 조류가 충돌해 숨지는 사고가 난 것으로 파악했다.
매해 버스 정류장 유리창과 투명 방음벽 등에 새가 부딪쳐 다치거나 죽는 사고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비행하는 새들이 유리 등 투명한 벽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인천 15곳서 부딪쳐 죽어
십자문양 일정한 간격으로 새겨
교통공사, 200곳 추진후 확대 검토
인천시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가 지난해 부상·조난당한 야생동물을 구조·치료한 사례는 총 508건으로, 이중 투명 방음벽 등 구조물에 충돌한 조류가 143마리(28%)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인천교통공사가 설치 중인 조류충돌방지 유리에는 새들이 구조물이 없는 공간으로 착각하지 않도록 십자(十) 문양이 일정한 간격으로 새겨져 있다.
인천교통공사는 다음 달까지 3천400여곳의 버스 정류장 중 조류 충돌사고가 발생했거나 앞으로 발생할 우려가 있는 버스 정류장 200곳에 조류충돌방지 유리를 설치할 계획이다. 조류충돌방지 유리의 효과를 확인한 뒤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인천교통공사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조류를 보호하고 시민의 안전을 도모하고자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