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면접은 생애 처음이라, 앉아서 기다릴 수가 없네요."
13일 오전 10시 수원 장안구 국민의힘 경기도당 당사 3층 공천 접수자 면접 대기실. 기초단체장 예비후보 8명이 초조한 표정으로 대기실에서 면접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경기북부의 기초단체장에 도전하는 한 예비후보는 10여 분 동안 자리에 앉지도 못한 채 면접장 주변을 서성이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국민의힘 도당 공천 면접은 화성, 평택, 과천, 남양주 등 14개 시·군 단체장 후보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저마다 시민의 대표로서 지역 발전에 힘쓰겠다는 포부를 안고 공천 신청을 했지만, 막상 대기실은 긴장감 때문인지 적막이 흘렀다.
순서 기다리는 대기실 적막 흘러
약속처럼 상징색 '빨간 넥타이'도
재수생도 첫 도전자도… "떨린다"
공관위원들도 후보 찾기에 심혈
단체장 예비후보들은 마치 약속을 한 것처럼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 넥타이를 매고 있었고, 몇몇 도전자는 마스크도 붉은색으로 쓰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면접 현장에서 만난 서영석 부천시장 예비후보는 "지난 총선에 이어 두 번째 공천 면접인데도 떨려서 잠을 설쳤다"며 "지역에서 활동한 경력을 바탕으로 지역의 현안과 지방선거 필승전략 등 준비한 구상들을 잘 전달하고 올 것"이라고 밝혔다.
면접을 마친 후보들의 표정은 환희부터 근심까지 각양각색이었다. 이윤희 성남시장 예비후보는 "5분 동안 진행된 면접에서 질문에 대해 막힘 없이 답변했다. 결과를 떠나 준비한 면접을 잘해낸 것 같아 후련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수원 팔달구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에선 오후 2시30분부터 기초의원 공천 대상자 면접을 진행했다. 공천관리위원 중 가장 먼저 온 문정복(시흥갑) 국회의원은 "대상자가 워낙 많아 한 번 심사 면접에 들어가면 10시간이 금방 지나간다"며 "공관위원 모두 가장 적합하고 경쟁력 있는 후보를 찾으려고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민주당 도당은 포천, 파주, 안성, 여주, 화성, 과천, 부천 등 7개 기초의회 예비후보 공천 면접 심사를 계획했다. 대기실에 모인 포천시의회 가·나 선거구 예비후보 13명 사이에선 묘한 기류가 흘렀다.
고요한 분위기를 깨려 한 예비후보가 "끝나고 다 같이 회식이라도 한 번 하자"고 했지만, 면접 시작 5분 전 마음을 다잡던 도전자들에겐 호응할 여유가 없었다.
재선에 도전한다는 연제창 시의원은 "가선거구 경쟁자가 7명이라 치열하다. 일단 공천 심사 통과를 목표로 삼아 준비해왔다"고 했다.
생애 처음으로 선출직 공직자에 도전하는 예비후보들은 표정에서 부담감을 씻어내지 못했다. 면접 자기소개를 A4 용지에 빼곡히 적어온 장미숙 포천 나선거구 예비후보는 "서민과 중산층의 이해를 대변하고 모든 사람의 권리를 향상시키기 위해 더 나은 포천, 내일이 기다려지는 포천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파란 점퍼와 색깔을 맞춘 운동화를 신고 온 1992년생 김현규 포천 나선거구 예비후보도 "지역의 청년들을 대표해서 나왔다. 청년이 살아가기 힘든 현실을 바꾸고 함께 고민하고 싶다"고 자신만의 청사진을 그렸다.
/손성배·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