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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정치부 차장
대통령선거 전에 썼던 '오늘의 창'을 두고 여기저기서 내 아이의 돌봄을 걱정해주었다. 무척 감사했지만, 솔직히 조금 당황했다. 내가 글을 잘못 쓴 탓이 크겠지만,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나와 같은 마음으로 대선을 바라봤을거라 생각했다. 나름 그 마음을 대변한다는 책임감에 '나'를 예시로 썼는데 그것이 그저 나의 문제로만 치환되는 듯했다. 이 자리를 빌려 걱정에 대한 답을 드리자면, 내 아이는 '사'교육의 도움을 받아 그럭저럭 잘 버티고 있다.

개인의 문제로만 치환되는 사회 구조의 문제. 사회구조라는 말도 좀 거창하다. 사실은 우리의 생활과 직결된 문제를 정치가, 그리고 우리 스스로조차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나는 지난 대선도 그래서 망했다고 생각한다. 말로는 민생을, 손은 국민을 향해 뻗었지만 정말로 보통사람의 삶을 고민했을까 의문이 들었다. 대선 내내 따라붙었던 '비호감' 딱지는 네거티브가 난무하고 서로에게 도를 넘는 막말이 오가서도 그러겠지만, 그래도 조금은 내 삶에 희망이 생기지 않을까 바랐던 국민들이 선거를 지켜보며 대단히 서운했음을 표출한 회초리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지방선거도 '요상'하게 돌아간다. 선거가 한 달이 조금 더 남았을 뿐인데, 경기도민들이 겪는 삶의 문제들이 제대로 조명받지 못하고 있다. 또 어느 후보 하나 경기도의 미래와 발전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하는 이가 없다. 역대 이런 경기도지사 선거가 있을까 싶을 만큼 이목이 쏠린 선거인데 말이다. 도민 입장에선 경기도 위상이 이만큼 성장했구나, 격세지감을 느낄 새도 없이 선거는 점점 산으로 가고 있다.

지방선거야말로 땅에 발을 딛고 함께 호흡하며 이웃의 마음으로 '민생'을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어쩐지 국회와 청와대, 인수위 같은 골리앗들의 정치싸움에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모양새다. 이러다 '미니 대선'이란 애칭(?)까지 붙은 경기도지사 선거도 비호감 선거로 전락하는 건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

/공지영 정치부 차장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