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에 사는 김모(24)씨는 지인과 오랜만에 냉면을 먹으러 갔다가 깜짝 놀랐다. 비싸도 8천원이면 먹을 수 있던 냉면 한 그릇값이 어느덧 9천원을 넘겨서다. 김씨는 "예전에 강남에서 먹었던 함흥냉면 맛집 가격이 9천원대였다. 비싸봤자 그 정도였던 것 같은데, 경기도 냉면집도 가격이 이렇게 올랐다니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여름철을 앞두고 경기도 냉면값이 평균 9천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 물가 상승세가 가파른 만큼 여름 직전 평균 1만원을 돌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14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을 보면 지난달 기준 경기도에서 판매되는 냉면 한 그릇 평균 가격은 9천69원으로 지난 2월(8천966원) 대비 103원이 올랐다. 전년 동월(8천558원)과는 511원 차이가 난다.
여름철 대표 음식으로 꼽히는 냉면은 본격적인 성수기에 앞서 가격이 인상되곤 한다. 실제 지난해 1월 한 그릇에 8천500원이던 냉면 평균 가격은 같은 해 6월 8천635원으로 135원 인상된 바 있다.
메밀값 1년새 39.72% 상승 등 원인
평균 가격 2월 대비 '103원' 올라
여름 직전 '1만원 돌파' 전망도
인상 요인도 많다. 냉면의 주 재료인 메밀값이 상승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 유통정보 통계를 보면 가장 최근인 2021년 10월 8일 기준 메밀 ㎏당 평균가격은 4천200원으로 1년 전(3천6원) 대비 39.72% 상승했다. 부재료인 밀가루 또한 우크라이나 사태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냉면 한 그릇 가격이 1만원을 넘길 가능성이 큰 셈이다.
벌써 1만원을 넘긴 곳도 더러 있다. 의정부에 소재한 한 냉면 전문점의 경우,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을 1만3천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고양시와 수원시 등에서도 1만2천~1만3천원에 판매하는 곳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삼계탕 못지 않게 비싸진 냉면값에 소비자들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 화성 소재 직장에 다니는 이모(26)씨는 "연봉 인상률이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인데, 점점 외식 가격이 올라 부담"이라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직장인 이모(24)씨도 "날은 더워지는데 냉면값은 올라 이젠 얼음물이나 마셔야 될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국제 밀 가격 상승에 짜장면, 칼국수 등 밀가루를 이용한 음식가격도 오름세다. 지난 2월 한 그릇에 5천828원이던 짜장면값은 3월 5천966원으로, 칼국수는 7천707원에서 7천810원으로 각각 2.4%, 1.3% 올랐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