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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혜 바람숲그림책도서관장
오는 4월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제 42회 장애인의 날을 맞이하며 전국의 각 지자체에서는 기념행사와 다양한 축제를 마련하고 있다. 장애 인식개선을 위한 전시 및 캠페인, 장애 예방을 위한 교육,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축제 한마당, 장애인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채용 박람회 등 다양한 행사들이 펼쳐진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올해 장애인의 날을 계기로 글로벌 장애 인식개선 운동인 '위더피프틴(WeThe15)' 캠페인의 국내 확산을 주도하며 전 국민의 동참을 요청했다. 위더피프틴(WeThe15)은 2021년 8월에 열린 도쿄 국제패럴림픽(국제장애인올림픽)에서 시작되었으며, 장애인 차별 종식을 위해 마련된 지구적 인권 운동이다. 전 세계인구의 약 15%인 12억명이 장애인이며 그들을 차별하지 않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비장애인과 동일하게 장애인도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차별 없는 당당한 삶을 응원하는 이 캠페인은 10년 간 지속 운영 예정이다. #WeThe15 캠페인은 세계 장애인 인구 15%를 상징하며,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와 글로벌 비정부기구인 국제장애인연합(IDA)과 유엔문명간연대(UNAOC. 유네스코) 등 20여개의 기관이 주관한다. 이 캠페인의 일환으로 서울시청, 남산타워, 롯데월드타워, 부산의 광안대교, 신안퍼플섬 등 우리나라 주요 명소에 위더피프틴 캠페인을 상징하는 색상인 보라색 점등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장애인도 평등한 기회로 차별없이
행복하게 사는 세상 만들기 우리 몫


장애인의 날은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장애인의 재활 의욕을 응원하고, 복지 증진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제정한 날이다. 이 날은 단순히 장애인이 주인공이 되는 날이 아니라 장애인과 비장애인 우리 모두를 위한 날이다. 장애인에 대해 올바로 이해하고 그들이 겪는 어려움에 공감하며 우리가 함께 행복하게 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고 어떤 것이 개선되어야 할지 함께 고민하며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자고 만든 날인 것이다. 장애인의 90%가 각종 사고와 질병으로 인한 후천적 장애인이라고 한다. 장애인이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남의 일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장애를 가진 사람도 평등한 기회를 가지고 차별 없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것은 우리 모두의 몫이다.

폴란드 작가가 서유럽의 헌 옷 가게에서 사 모은 천으로 직접 바느질하여 표현한 그림책이 있다. 그림책 '우리 딸은 어디 있을까?(이보나·흐미엘레프스카 글·그림, 이지원 옮김, 논장)'는 '우리 딸은 숨는 걸 좋아해요'로 시작하여 시도 때도 없이 변하는 아이의 행동과 감정 표현들을 여러 동물들을 통해 표현하고 있다. 달팽이처럼 껍데기 속으로 숨는 걸 좋아하고, 새처럼 즐겁다가 물개처럼 슬프기도 한다. 토끼처럼 얌전하다가도 악어처럼 거칠기도 하고, 나무늘보처럼 태평스럽고 물고기처럼 조용하다가 수탉처럼 시끄럽기도 하다. 이처럼 우리 딸은 나에게 이 모든 것이라고 책 속 엄마는 말한다. 문 뒤에 숨어서 웃고 있는 아이는 이 그림책 맨 뒷장에 휠체어를 타고 있는 모습으로 끝을 맺는다.

그림책 속 아이의 모습은 상황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 우리 모두의 평범한 모습이다. 장애가 있건 없건, 어떤 모습을 하고 있건, 몸이 불편하건 아니건 우리는 그냥 한 인간이고 누군가에게는 소중하고 특별한 존재이다. 손바느질로 삐뚤빼뚤 엉성한 바늘땀이 완벽하지 않은 우리들 개개인이 각자 개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모습 같기도 하다.

오는 20일 제42회 장애인의 날 맞아
서로 차이 인정하고 권리 존중하며
함께하는 사회 만드는데 노력하자


장애인권단체들은 4월20일을 장애인의 날이 아닌 '장애차별철폐의 날'로 부르고 있다. '장애'그 자체에만 초점을 맞춘 데서 생겨나는 동정(同情)과 시혜(施惠)에 대한 반감과 장애에 대한 차별로 이어지는 사회구조가 변하고 장애인의 권익이 신장되길 바라는 마음이 담긴 이름이다.

우리는 모두 다르다. 생김새, 성격, 생각하고 느끼는 것, 좋아하는 것, 잘할 수 있는 것 등 우리는 분명히 모두 다르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같다. 우리는 모두 차별받지 않고 평등하게 존중받을 권리를 가지고 있다.

제 42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우리가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권리를 존중하며 모두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고민과 노력을 시작할 수 있으면 좋겠다.

/최지혜 바람숲그림책도서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