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버린 한 벌의 옷이 땅을 오염시킨다?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쓰레기가 된 옷과 그 옷이 오염시키는 환경, 그리고 그 땅에서 자라지 못하는 토종 씨앗의 관계가 유기적으로 얽혀있는 전시·참여 프로그램이 화성 엄미술관에서 열린다.
'되살림의 나눔' 리사이클 옷 설치전
'토종텃밭 공동체' 참여 프로그램 등
6월 22일까지 진행되는 엄미술관(화성시 봉담읍)의 '희망드림 공동장터'는 두 가지 주제를 갖고 있다. '되살림의 나눔' 리사이클 옷 설치전과 '우리는 토종텃밭 공동체' 참여 프로그램이다.

엄미술관은 그동안 환경과 관련된 주제들을 꾸준히 다뤄오면서 버려지는 옷의 오염성에 대해 인지해 왔다. 재활용 옷을 파는 지역의 소상공인과 만나 옷을 구매하거나, 주변 사람들에게서 기부받은 옷은 이번 전시 작품의 소재가 되었다.
하나의 조각작품 또는 평면작품처럼 구성한 전시 작품은 엄미술관의 진희숙 관장과 직원들이 함께 만들었으며, 제각각의 옷이 갖고 있는 형태와 색, 재질이 묘한 어울림을 나타내고 있다.
기둥에는 흰 셔츠와 러닝셔츠, 아기 옷 등 하얀 옷들이 뭉쳐져 축 늘어지듯 붙어 있고, 우리가 쉽게 버려왔던 옷들이 감각적인 모습의 작품으로 새롭게 재탄생한 것을 보며 '순환'이라는 키워드를 떠올려 볼 수 있다.

6월 22일까지 화성 엄미술관서 진행
전시 끝나면 옷·식물 나눠 가치 더해
이 전시에서 또 하나 특이한 것은 2층에 전시된 옷 가운데 마음에 드는 옷을 전시가 끝난 후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다. 옷을 자세히 보면 붙어있는 태그에 이름과 연락처, 전시를 본 소감이 적혀있다.
한쪽 벽면을 채운 치마, 셔츠, 목도리, 겉옷 등 이미 임자가 정해진 옷이 적지 않았다. 이렇게 누군가에게서 버려진 옷은 되살리고, 나눌 수 있는 옷으로 다시 생명을 얻었다.
이와 함께 딸기, 상추, 벼 등 10가지 토종 씨앗을 심은 텃밭이 10월까지 운영된다. 버려진 옷이 토양을 오염시키고, 우리가 먹는 먹거리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불행하지만 어쩔 수 없는 순서처럼 보인다. 하지만 문제를 깨닫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 실천해 나가는 것이 이번 참여 프로그램의 목적이다.
미술관은 계절이 바뀌며 씨앗이 점차 자라는 모습을 기록하고, 이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분양해 함께 키우는 재미를 느껴보도록 할 예정이다. 사라져 가는 토종 씨앗에 대한 관심과 흙, 수확이라는 농부들의 경험과 지혜를 함께 엿볼 수 있어 그 가치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