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영화인의 축제인 제75회 칸국제영화제가 다음 달 15일(현지시각)부터 열린다. 영화제의 공식 초청작이 발표된 가운데, 한국영화 두 편이 경쟁 부문에 나란히 오르며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올해 칸 영화제에서 한국 영화와 감독·배우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경쟁 부문에 진출한 두 영화는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이다. 한국 영화 두 편이 동시에 경쟁 부문에 오른 것은 2017년 봉준호 감독의 '옥자'와 홍상수 감독의 '그 후' 이후 5년 만이다.
탕웨이·박해일 등 주연 '헤어질 결심'
사망자 아내에 의심과 관심 갖는 형사
탕웨이, 박해일, 이정현 등이 주연을 맡은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를 만난 후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박찬욱 감독이 그의 오랜 파트너인 정서경 작가와 공동집필한 이번 영화는 그동안의 작품과 다른 박찬욱 표 '수사멜로극'을 보여줄 예정이다. 박찬욱 감독은 칸에서 '올드보이(2004)'로 심사위원대상을, '박쥐(2009)'로 심사위원상을 받았고, '아가씨(2016)' 이후 6년 만에 다시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리며 4번째 칸의 초청을 받았다.
그는 배급사 CJ ENM을 통해 밝힌 소감에서 "헤어질 결심에 참여한 모든 이에게 기쁜 봄소식"이라며 "이번 칸에서는 기회가 닿는 대로 다른 영화들도 많이 보고 누구보다 오래 기립박수를 치려 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고레에다 연출·송강호 등 출연 '브로커'
베이비 박스에서 만난이들의 이야기
또 다른 영화 '브로커'는 한국사회에서 문제가 된 '베이비 박스'를 소재로 송강호, 강동원, 배두나 등이 함께 촬영했다.
작품은 고레에다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을 맡았지만 영화사 집이 제작하고 CJ ENM이 투자·배급하는 한국 영화다. 베이비 박스에 놓인 아기를 몰래 데려간 '상현(송강호)'과 '동수(강동원)', 그 아기를 되찾으러 온 '소영(이지은)', 이 과정을 모두 지켜본 형사 '수진(배두나)' 등 베이비 박스에서 만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담고 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어느 가족'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지 4년 만에 다시 후보에 올랐으며 통산 8번째 칸영화제에 진출하는 기록을 세웠다.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는 오는 6월에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이 밖에도 '오징어 게임'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배우 이정재의 연출 데뷔작 '헌트'가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받았다.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장르 영화를 소개하는 비경쟁 부문으로 '부산행', '공작', '악인전' 등이 상영된 바 있다.
'헌트'는 조직 내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들의 첩보 액션 드라마로 이정재와 정우성이 20여년 만에 호흡을 맞춘 작품이다.
또 김선영과 오광록 등 한국 배우들이 출연한 프랑스 영화 '올 더 피플 아일 네버 비'가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진출했다. 영화는 어릴 적 프랑스로 입양된 20대 여성 프레디(박지민)가 자신이 태어난 대한민국으로 돌아와 친부모를 찾는 과정을 그렸으며 오광록은 프레디의 친아버지를 연기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