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도시산업선교회
화수화평주택재개발사업 구역에 포함되면서 철거가 예정됐던 인천도시산업선교회(현 미문의일꾼교회). 인천도시산업선교회는 산업화 시기 지역 노동자 권익 증진과 도시 빈민 운동을 활발하게 전개했던 곳이다. /경인일보DB

인천도시산업선교회(현 미문의일꾼교회) 보존·철거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노동·민주화 운동의 산실인 도시산업선교회의 역사적 가치와 해당 지역에 추진되고 있는 주택재개발사업의 공공성에 대한 목소리를 냈다.

인천시는 이날 오후 2시께 인천 샤펠드미앙 2층에서 건축 관련 전문가와 인천시, 인천도시산업선교회, 화수화평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관계자 등이 참여한 가운데 '화수화평재개발 관련 상생방안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산업화 시대 '노동운동' 산실
화수화평재개발에 철거위기


윤인석 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 명예교수는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서 "인천도시산업선교회는 오늘날 우리가 주 52시간 근무제 등을 이뤄내는 길목까지 오는 데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했던 곳"이라며 "인천도시산업선교회가 있는 지역은 화도진 등 근대화 산업 유산이 있는 곳으로 인천시가 명확한 시정 철학을 세워서 행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철거 기로에 선 인천도시산업선교회와 '서울 미래유산'으로 등재돼 보호받는 서울 영등포산업선교회의 상반된 처지를 예시로 들기도 했다.

인천도시산업선교회 철거를 전제로 한 주택재개발사업의 행정 절차가 진행된 만큼, 이를 재검토하는 것은 어려움이 크다는 주장도 나왔다.

원경환 (주)희림종합건축사무소 전무는 "이미 인천도시산업선교회가 있는 위치에 공동주택과 공원, 도로 등 건축과 경관 계획이 수립된 상황"이라며 "(인천도시산업선교회를 보존하면) 주민 동의와 유관 부서 간 협의, 기반시설 계획 재검토 등 모든 행정을 다시 해야 하는 만큼 재개발 사업 추진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 상생 토론회 '온도차'
인천시, 협의회후 존치 결정


인천시는 이번 토론회에서 나온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고, 한 차례 더 협의회를 열어 인천도시산업선교회 존치 여부를 최종 매듭짓겠다는 입장이다.

김기문 인천시 원도심재생조정관은 이날 토론회에서 "인천시는 지난 1년간 5차례에 걸쳐 회의를 열면서 인천도시산업선교회와 재개발조합 측 의견을 중립적 위치에서 중재해왔다"며 "그동안 양측의 결정에 기댔으나 앞으로는 인천시가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1962년 세워진 인천도시산업선교회는 산업화가 본격화한 시기에 노동자 권리를 높이고 도시 빈민을 위한 운동을 활발하게 전개한 곳이다. 1978년 '동일방직 사건' 때 노조 조합원이 피신했던 곳으로 노동 운동의 거점이었으나 현재 재개발 사업으로 인해 철거 위기에 놓여 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