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2901001199500057702.jpg
서구이음길 10코스(해안길)는 해돋이와 해넘이를 볼 수 있는 둘레길이다. /서구 제공

제주도에 올레길이 있다면 인천 서구에는 서로이음길이 있다. 한남정맥에서 세어도까지 서구 전역을 걷는 둘레길이 완성됐다. 서구 유일의 섬 세어도에서 해돋이와 해넘이를 감상할 수 있는 바닷길 산책로, 도심 속 숲길을 따라 서구 전역을 거닐 수 있는 총 11개 코스(79.8㎞)다. 서로이음길은 2019년부터 지난 1월까지 3년에 걸쳐 총 26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서구 전역을 잇는 11코스의 서로이음길은 코스별로 볼거리가 가득하다. 1코스는 가좌이음숲에서 시작한다. 가좌완충녹지라 불리던 이 일대는 지난해 별칭 공모를 통해 '가좌이음숲'으로 이름 붙였다. 가재울역에서 출발하는 가좌이음숲은 피톤치드 가득한 숲 내음을 맡을 수 있는 호봉산~함봉산 내 등산로가 반겨준다. 그루지고개~장고개공원~원적산 생태통로까지 이어지는 길을 천천히 걸으면 1코스가 종료된다.


피톤치드 가득 가좌이음숲 '첫발'

4코스 볼거리 가득한 '서곶공원'

연희동 거치는 9코스엔 '마실거리'

해돋이·해넘이 '웰니스 관광 최적'


2코스는 원적산에서 시작된다. 산에서 천마가 나왔다고 해 천마산 또는 철마산으로 불리다 인천시 지명위원회에서 산 이름을 변경, 현재의 원적산이 됐다. 천마쉼터에서 시작하는 원적산은 서구를 비롯해 부평구, 계양구 등 3개 구가 연접해 있으며 높이는 해발 196.1m다. 남북으로 길게 뻗은 원적산은 천마쉼터 외에 석남약수터에서 출발해도 좋다. 서로이음길 외에도 인천 둘레길 등 다양한 등산로가 조성돼 코스별로 오르는 재미가 쏠쏠하다.

3코스는 과거 천마가 나타나 아기 장수(將帥) 집을 빙빙 돌다가 사라졌다는 천마산 코스다. 2코스인 원적산을 거닌 후 가정동 한신빌리지 방면으로 하산하거나, 가정역에서 도보로 걷다 보면 가정동 하나아파트 방면에서 시작점을 만날 수 있다. 시작점에서 직진하면 경사가 없어 편안히 산책 가능한 30분 코스가 있으며, 입구에서 왼편으로 가면 경사가 있는 4시간 코스의 등산을 즐길 수 있다. 취향별로 선택하면 된다. 천마산 코스를 따라가다 보면 사계절 썰매장, 장미원 등 볼거리 가득한 '서곶공원'이 나온다. 서곶공원은 검암~검단 방면의 4코스인 계양산으로 이어진다. 4코스는 서곶공원~서부교육지원청~은지초등학교까지 연결되며 1시간 30분가량 소요된다. 계양산에서는 검단지역의 5코스 꽃메산, 6코스 골막산, 7코스 할메산, 8코스 가현산으로 김포 경계까지 쭉 계속된다.

2022042901001199500057701.jpg
서로이음길 3코스(서곶근린공원 방면)는 도심 속에서 코스별로 트레킹과 등산을 선택해 즐길 수 있다. /서구 제공

7코스부터는 산~하천~공원~습지~섬 등 주요 명소와 연결돼 서구 탐방코스로 제격이다. 7코스인 할메산은 올해 말까지 숲속체험원, 풍욕장 등에서 힐링과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자연생태형 공원인 '검단중앙공원'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8코스인 가현산은 인천의 주요 녹지인 S자형 녹지 축인 한남정맥의 주요 산으로 봄이면 진달래가 장관이다.

서구 중심인 연희동을 거치는 9코스는 승학산의 마지막 지점으로 계절 꽃과 느티나무 구간(350m), 만남의 공간으로 새롭게 조성된 '마실거리'가 있다. 마실거리와 서구청을 따라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 도착하면 확 트인 시원한 전망이 펼쳐진다.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국제대로 방면 가정2지구의 봉오재공원 방면 입구로 가면 9코스인 승학산 둘레길을 걸을 수 있다. 생활권 산림인 승학산 둘레길은 도심 속 치유 공간이다. 철쭉동산과 전망데크 구간으로 이뤄진 2시간가량의 코스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답답함이 사라지는 신기한 체험이 가능하다.

인근에 있는 봉수대로 길 건너편의 연희 자연마당(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 지하통로)은 기존 공원과는 차별화된 생물 서식 중심의 생태공간으로 인공습지인 다단정화습지 등 볼거리가 가득하다. 자연마당 남문으로 나가면 연일공원~사염공원~청라호수공원 등 주요 공원, 하천 변을 따라 아름다운 노을을 감상할 수 있는 서로이음길 11코스가 이어진다.

세어도에는 서로이음길 10코스가 조성돼있다. 서구 유일의 섬 세어도는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방문이 제한된 상태지만, 위드 코로나와 함께 조만간 외부인 방문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섬 둘레를 돌며 해돋이·해넘이 전망대와 바닷길을 산책할 수 있어 웰빙형 코스로도 불린다.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자연 경관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서로이음길은 웰니스(Wellness) 관광시대에 도심 속 여가활동의 최적지로 각광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웰니스는 웰빙(Well-being), 행복(happiness), 건강(fitness)의 합성어로 신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 건강한 상태를 말한다. 산과 하천, 바다와 섬 등 자연 그대로를 벗 삼아 다채로운 코스별로 때론 여유롭게 때론 땀 흘리며 걸을 수 있는 서로이음길에서 멋진 추억을 쌓아보자. 

/이진호기자 provinc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