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는 지난 3월 지면을 평가하는 독자위원회를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김민준(청년정의당 경기도당 운영위원), 안은정(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유혜련(법무법인 정직 변호사), 황의갑(경기대학교 교수), 조용준(수원시정연구원 연구위원) 위원이 참여했다.
현행 투개표 시스템 문제 사례 소개 '눈길'
코로나 사태 일상 곳곳 모습도 흥미 끌어
사고현장 시신수습 사진 채택 신중했어야
위원들은 발달장애인의 삶을 조명한 <엄마와 아들은 함께 자라고 있었다>(3월 18일자 1·5면 보도)를 호평했다.
안은정 위원은 "3월 4일 엄마 손에 숨진 발달장애 아동의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는데, 이를 계기로 발달장애인과 함께 살아가는 가족이 직면한 현실적인 어려움, 사회 시선에 대해 심층적으로 보도한 기사"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발달장애인 돌봄 문제로 가족들이 목숨을 끊고, 스스로 아이를 포기했던 안타까운 사건들이 이어지고 있다"며 "관련 보도가 차별과 편견을 없애기 위한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유혜련 위원은 "비장애인들은 발달장애인 소식을 비극으로 접한다는 문구가 큰 울림으로 전해졌다"며 "장애인이 일상에서 느끼는 불편함이 최근 장애인 이동권 문제와 맞물려 쟁점이 된 상황 속 발달장애인과 가족의 생활을 시의적절하게 전달했다"고 짚었다. 그는 "장애인 권리와 지원, 정책 등에 대해 관심 갖도록 하는 의미 있는 기사"라고 말했다.
조용준 위원도 같은 기사를 두고 "사회 구성원으로 발달 장애인이 겪는 고충을 전했다"며 "사회가 나아가야 할 지향점을 제시한 기사"라고 치켜세웠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통큰기획] n번방 사건 2년, 여전히 불안하다>(3월21~23일자 1·3면) 에 대한 긍정 평가도 이어졌다.
김민준 위원은 "매우 시의적절한 기획이었다"며 "여전히 제도는 현실을 따라잡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피해자들이 2차 가해로부터 안전하려면 정부에서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혜련 위원도 "자극적인 범죄 그 자체 보다 피해자 입장을 비중 있게 담아낸 기사라 좋았다"며 "대통령 당선인 관련 공약까지 심도 있게 보도했다"고 덧붙였다.
황의갑 위원 역시 "디지털 성범죄 예방 필요성에 대해서 설득력 있게 논리 전개를 했다"며 "명확한 문제의식이 돋보였다"고 덧붙였다.
현행 투개표 시스템 문제를 지적한 <[경인 WIDE] 선거 투개표 시스템 이대로 괜찮나>(3월 14일자 1·3면 보도)에 대한 평가도 있었다.
조용준 위원은 "투개표 선거사무원의 노동 시간과 임금 문제를 조명했다"며 "문제 지적에 그치지 않고 해외 사례를 소개하며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기사였다"고 말했다. 김민준 위원도 "지방선거를 앞둔 만큼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코로나19 사태 속 일상 곳곳의 모습을 그려낸 기사에 대한 평가도 있었다.
안은정 위원은 "지난달에는 오미크론 확산으로 시민들이 겪게 된 여러 어려움을 드러내는 기사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건 <지역아동센터에 자가진단키트 지원 '제로'>(3월2일자 6면 보도), <학교 밖 청소년은 '방역 울타리' 밖에 있나요?>(3월8일자 7면 보도), <재택치료 중 '그늘에 갇혀 살다 떠난' 50대 남성>(3월2일자 7면 보도), <PCR 검사 제외…구급대원 '무방비 노출'>(3월3일자 6면 보도) 등이었다.
안 위원은 "오미크론 확산 상황 속 인권 사각지대를 조명하는 보도여서 기억에 남는다"라면서도 "2만명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했음에도 추모와 애도가 없는 한국 사회의 분위기 등 제도적인 한계를 함께 다뤘다면 더욱 좋았을 것"이라고 짚어냈다.
보도 사진 채택에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안은정 위원은 "3월 30일 안산 산업 폐기물 처리업체 저장탱크 폭발사고 현장을 조명한 기사와 사고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시신을 수습하는 장면을 찍은 사진이 같이 보도됐다"며 "모자이크로 처리됐지만, 누군가 생의 마지막 순간"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또 그는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 관련 기사의 부재를 꼬집었다.
안 위원은 "성별 갈등이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으며 요즘 시기에 3월 8일 여성의 날은 더욱 큰 의미가 있다"며 "3월 지면에는 여성의 날, n번방 관련 기획 보도 외 관련 기사가 없었다"고 말했다.
정리/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